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행사에서 발표중인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안대규 기자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행사에서 발표중인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안대규 기자
정승원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과 미국 상장(IPO)을 모두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국내 상장이 어려워 미국 상장을 검토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행사에서 삼일회계법인은 '글로벌 IPO시장 트렌드와 기회'세션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상장제도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승원 파트너는 "미국 증시에선 내실이 받춰주지 않으면 거래가 되지 않고 주가가 금방 빠진다"며 "주가가 빠져 1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상장폐지 경고가 온다. 미국 증시에서 살아남으려면 상당한 내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바이오섹터 총괄을 서용범 파트너가 맡고 있으며 국내에선 남승수 파트너와 정승원 파트너가 글로벌 IPO를 전담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먼저 글로벌 IPO시장이 회복기이며 많은 국내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니엘 퍼티그 삼일PwC 파트너는 먼저 글로벌 IPO트렌드에 대해 "금리인하, 투자자의 회수(엑싯) 수요 증가, 미국 시장의 랠리, 유럽시장의 회복 등으로 IPO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승수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최근 많은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크로스보더 IPO나 미국 상장 등을 검토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 상장제도를 면밀히 검토해서 상장 전략을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미국 시장은 우리나라의 코스피시장 격인 NYSE와 테크기업 위주의 나스닥 시장으로 구분된다. 남승수 파트너는 "미국 시장은 누가 보더라도 세계 최고의 시장으로 전세계 주식 시장의 4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인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14조원이지만 미국 상장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260조원, 암젠은 233조원, 리제네론은 160조원 등에 달한다. 반면 한국 증시는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유동성이 높은 시장이다. 퍼티그 파트너는 "한국의 바이오 주가는 다른 나라 거래소에 비해 높게 형성된 편"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가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거래소가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와 같은 심사를 하지 않는다. 대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재무제표와 증권신고서가 적절한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퍼티그 파트너는 "미국은 상장 이후 성과와 주가, 준법감시, 상폐리스크에 대해 비중있게 보는 편"이라며 "자금 조달의 지속가능성도 미국 증시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한국과 미국 상장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 분석했다. 먼저 미국 상장의 장점으로 △세계 최대규모의 유동성에 따른 자금조달 유리 △기업 가치 상승 △투명성과 인지도 증가 △글로벌 홍보 효과 △회계 선진화 등을 꼽았다. 반면 고려사항(단점)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장 유지 비용 △높은 소액주주 비중으로 인한 집단 소송 리스크 △높은 수준의 준법감시 부담 등을 꼽았다. 국내 상장의 장점으로는 △상장 유지 관리 용이 △한국 정부의 밸류업 제도 등을 꼽았고 고려사항으로는 △미국에 비해 작은 시장 규모 △미국에 비해 낮은 자금조달 규모 등이라고 설명했다. 정승원 파트너는 "미국은 상장사에 적용되는 감사 기준이 따로 있다"며 "상장기준에 맞게 재 감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미국보다 퇴출에 대한 리스크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장을 검토하는 해외기업의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퍼티그 파트너는 "소마젠, 프리스티지바이오파마, 네오이뮨텍이 국내에 상장했고 최근 6~7개 외국회사가 한국 증시 상장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