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1일 오후 4시 32분
'캐시카우' 두산밥캣, 로보틱스 자회사 된다
두산그룹이 미래 성장 산업인 로봇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매년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캐시카우’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의 자금력을 활용해 지난해 53조원에서 2030년 358조원 규모 시장으로 커질 로봇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두산로보틱스의 로봇기술을 두산밥캣에 입혀 굴착기 등 건설기계의 ‘지능’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사업 재편 방안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는 △로봇, 기계 등 ‘스마트 머신’(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원자력발전·수소사업 등 ‘클린 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 △반도체·첨단소재(두산테스나) 등 3개군으로 재편된다.

방점은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되는 스마트 머신 분야에 찍혀 있다. 두산은 이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를 기존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46.06%)을 보유한 신설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투자회사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기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는 지분 매각 대가로 두산로보틱스 신주를 받게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잔여 지분에 대한 포괄적 지분 교환을 진행해 100%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두산밥캣은 상장 폐지된다. 지주회사인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68.2%에서 42% 수준으로 떨어진다.

두산그룹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사업 재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로봇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고,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미국과 유럽에 구축한 폭넓은 딜러망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번 사업 재편은 2015년 설립 후 매년 적자를 낸 두산로보틱스에 든든한 뒷배를 안겨준 측면도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두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7%인 1조3899억원을 나 홀로 올렸다.

차준호/김우섭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