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예술은 없어, 엉망진창"… 역시, 카예하가 온 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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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의 미술가
하비에르 카예하의 특별전
‘이곳에 예술은 없다’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
하비에르 카예하의 특별전
‘이곳에 예술은 없다’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
현대 예술 작품을 보면 이게 무얼 뜻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 된다. 그런 관람객들에게 너무도 쉽게 “이게 바로 현대 예술이야!” 라고 말해주는 전시가 한국을 찾아왔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2일 개막한 스페인 출신의 미술가 하비에르 카예하의 특별전 ‘이곳에 예술은 없다’가 바로 그것이다.
카예하는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어린이들과 검은 고양이 등 만화적 캐릭터를 등장시켜, 누구나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선명하고 밝은 색채와 유머 넘치는 표정으로 보여준다. 현재 세계 미술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카예하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10여 점의 대형 페인팅, 피규어, 드로잉 등 120여 점의 작품들이 10월 27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노 아트 히어(No Art Here)’란 팻말을 든 손이 벽면에서 불쑥 튀어나와 있다. 이어 ‘엉망진창’ 문구를 든 소년의 조형물과 어린이들의 다채로운 상황을 묘사한 그림들이 관람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림에는 아이의 표정을 설명하는 글이 적혀있다. 작품의 제목이자 주제다. 빈둥거리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 ‘약간의 게으름을 피워야 미치지 않아 (a little laziness a day keeps craziness away)’ 를 보며 관람자의 입가엔 미소가 떠오른다.
구름의 형상 위에서 구름을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아이를 그린 작품 ‘네가 준 것보다 더 받으려고 하면 절대 안돼(you should never take more than you give).’은 작가가 살며 깨달은 평범한 지혜를 전해준다. 작품들이 모두 즐거움만 드러내진 않는다. 가슴에 ‘퍽(fuck)’라는 욕설을 새겨 넣은 미키마우스를 닮은 피규어는 때론 분노를 확실하게 표현해야 속이 시원해지는 인간의 본성을 친근하게 담아냈다. 두꺼운 책들을 머리에 이고 전시장 한구석에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은 늘 숙제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의 일상을 표현했다.
전시장 곳곳엔 큰 눈망울을 가진 검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는 비밀을 공유한 주인공의 친구이자 분신이다. 바닥에 흩어진 낙서 가득한 종이와 색연필 위에 앉은 고양이는 인간에게 위로를 주는 신비한 존재로 느껴진다. 전시를 보며 관람객들은 작가가 ‘여기에 예술은 없다’라는 반어법을 통해, 난해하고 뜬구름 잡는 예술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을 우리 앞에 선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카예하의 작품은 일본의 현대미술가 요시모토 나라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요시모토는 만화와 일러스트적 요소를 담은 독창적인 캐릭터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작가다. 카예하는 인터뷰 영상을 통해 독창성에 대한 고민 끝에 유일무이함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다른 작가의 영향을 받았지만, 작품에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의 작품 ‘세임 올드 스토리(Same Old Story)‘가 지난 2022년 서울옥션 5월 경매에서 8억80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경훈 목스페이스(런던) 서울디렉터
그림에는 아이의 표정을 설명하는 글이 적혀있다. 작품의 제목이자 주제다. 빈둥거리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 ‘약간의 게으름을 피워야 미치지 않아 (a little laziness a day keeps craziness away)’ 를 보며 관람자의 입가엔 미소가 떠오른다.
구름의 형상 위에서 구름을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아이를 그린 작품 ‘네가 준 것보다 더 받으려고 하면 절대 안돼(you should never take more than you give).’은 작가가 살며 깨달은 평범한 지혜를 전해준다. 작품들이 모두 즐거움만 드러내진 않는다. 가슴에 ‘퍽(fuck)’라는 욕설을 새겨 넣은 미키마우스를 닮은 피규어는 때론 분노를 확실하게 표현해야 속이 시원해지는 인간의 본성을 친근하게 담아냈다. 두꺼운 책들을 머리에 이고 전시장 한구석에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은 늘 숙제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의 일상을 표현했다.
전시장 곳곳엔 큰 눈망울을 가진 검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는 비밀을 공유한 주인공의 친구이자 분신이다. 바닥에 흩어진 낙서 가득한 종이와 색연필 위에 앉은 고양이는 인간에게 위로를 주는 신비한 존재로 느껴진다. 전시를 보며 관람객들은 작가가 ‘여기에 예술은 없다’라는 반어법을 통해, 난해하고 뜬구름 잡는 예술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을 우리 앞에 선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카예하의 작품은 일본의 현대미술가 요시모토 나라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요시모토는 만화와 일러스트적 요소를 담은 독창적인 캐릭터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작가다. 카예하는 인터뷰 영상을 통해 독창성에 대한 고민 끝에 유일무이함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다른 작가의 영향을 받았지만, 작품에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의 작품 ‘세임 올드 스토리(Same Old Story)‘가 지난 2022년 서울옥션 5월 경매에서 8억80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경훈 목스페이스(런던) 서울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