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옛 동료에 112 신고내용 누설…해임 경찰관 징역형
법원, 징역 4개월·집행유예 1년 선고…"죄책 가볍지 않아"
[고침] 사회(퇴직한 옛 동료에 112 신고내용 누설…)
과거에 함께 근무한 옛 동료의 사건이 112에 접수되자 현장 출동 전 이를 미리 알려줬다가 해임된 전직 경찰관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박종웅 판사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A(59)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5월 29일 60대 전직 경찰관 B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도박 신고가 들어왔다"고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신고자는 B씨와 인천시 남동구 식당에 함께 있던 인물이었다.

A씨는 앞서 4시간 전 음주운전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이 식당에 출동했다가 B씨를 봤다.

이후 계속 순찰 근무를 하던 그는 해당 식당에서 재차 도박 신고를 접수한 상황실로부터 출동 지령을 받자 B씨에게 미리 연락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신고 내용을 듣고 혹시나 B씨가 (계속) 식당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A씨와 B씨는 2022년께 1년 가까이 함께 근무한 경찰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은 식당에 출동했을 당시 도박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신고자는 자신이 도박을 했다고 밝히면서 신고 내용이 유출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지난 3월 해임됐다.

박 판사는 "(사건 발생 당시) 경찰 공무원인 피고인은 112 신고 내용을 누설했다"며 "B씨가 식당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도박 신고가 접수됐다'고 (먼저) 연락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를 방해할 위험이 있는 범죄를 저질러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없고 수사에 지장을 주진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