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과학자가 대한민국 치킨집 개수 세는 법
창의적 사고란 무엇일까. 과학자들만큼 이를 잘 보여주는 집단도 없다. <과학자의 발상법>은 그런 사례들을 보여준다. 물리학자 이종필 건국대 상허교양대 교수가 썼다.

과학자는 숫자를 좋아한다. 다만 모든 것을 엄밀하게 계산하지 않는다. 지구가 성인 한 명보다 얼마나 무거울지 계산할 때 중요한 것은 정확한 값이 아니다. 대략 얼마나 무거운지만 알아도 의미가 있다. 인간을 키 1m에 몸무게 100㎏이라고 가정해도 큰 문제가 없다. 같은 방식으로 한국에 치킨집이 몇 개나 될지 추정해 볼 수 있다. 2000만 가구가 1주일에 치킨을 한 마리 먹고, 한 가게는 하루에 치킨 100마리를 튀긴다고 가정하는 식이다.

과학자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갈릴레오는 무거운 물체가 더 빨리 떨어지는 게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보수적 발상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천왕성 궤도가 뉴턴 역학으로 설명되지 않자 과학자들은 미지의 행성이 존재한다고 가정했다. 이는 이후 해왕성으로 밝혀졌다.

저자는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정량적 발상, 보수적 발상, 실용적 발상, 혁명적 발상, 실패할 결심 등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눠 설명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