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120개 사업 정리…2.6조 확보해 배터리 투자
포스코홀딩스가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불필요한 자산 120개를 2026년까지 정리해 2조6000억원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과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보유한 자사주 1조9000억원어치를 2026년까지 소각하기로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강력한 주주 환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030년 시가총액 200조원”

포스코홀딩스는 1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제3회 포스코그룹 배터리소재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포스코는 2026년까지 수익성이 낮은 51개 사업과 비핵심 자산 69개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중 97% 이상을 2026년까지 매각하거나 청산해 약 2조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유입된 현금은 그룹의 미래로 점찍은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는 데 활용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전고체 전해질과 리튬메탈 음극재를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소재를 조기에 상업화해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들어가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국내 배터리셀 제조사를 통해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배터리셀 제조사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인 삼성SDI로 추정된다. 또 데모 플랜트를 통해 리튬메탈 음극재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샘플 테스트를 하고 있다. 폭이 600㎜인 광폭 음극재를 개발 중인데, 보호 코팅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2026년 배터리 소재 매출 11조원 달성

배터리 소재 매출과 생산 목표는 지난해 ‘2차 밸류데이’보다 축소했지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는 여전했다. 포스코그룹은 양극재, 음극재,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2026년 매출 1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2025년 매출 16조원을 올리겠다는 기존 목표치를 내렸다.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로 사업 목표를 조정하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2026년까지 연간 리튬 9만6000t, 니켈 4만8000t, 양극재 39만5000t, 음극재 11만4000t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총괄(부사장)은 “배터리 소재에서 ‘풀밸류체인’을 완성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철강 사업에서는 인도와 미국 지역에 상공정 투자를 추진한다. 미국은 철강 수출쿼터를 통해 한국 기업의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어 현지 생산거점을 갖춰야 납품을 늘릴 수 있다.

○강력한 주주환원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한다. 포스코홀딩스는 보유 주식의 10% 수준인 자사주 중 525만 주(6%), 약 1조9000억원 규모 주식을 2026년까지 소각하기로 했다.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를 통해 매각 예정인 자사주 6%(현재 보유분) 중 2%(6600억원어치)를 소각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1000억원어치를 신규 매입해서 즉시 소각했다고 공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신규 취득한 자사주는 임직원 활용 외 즉시 전량 소각하겠다는 게 포스코홀딩스의 기본 정책이다.

이 같은 포스코그룹의 주주환원 계획은 2030년까지 그룹 시가총액을 20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른 정책이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사장·사진)은 “강력한 주주 환원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3년간 교환사채 예탁분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