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갱단과의 전쟁 선포 후 '폭력배 일단 수감' 비상조치
부켈레 대통령 "범죄율 급감" vs 인권단체 "대규모 인권침해"
"엘살바도르, 2년여간 인구 1.3% 투옥·감옥서 265명 사망"
강력한 갱단 척결 정책을 시행 중인 엘살바도르에서 2년여간 265명의 수감자가 숨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중미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크리스토살 센트로아메리카'(크리스토살)는 최근 2년 동안 엘살바도르 교정 시설에서 261명의 성인과 4명의 미성년자가 사망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토살은 전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침묵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관련 보고서에서 "2022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우리 단체에 접수된 학대 및 인권침해 사안은 3천643건으로 집계됐다"며 "인터뷰와 심층 조사를 통해 사망자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구체적인 사례 중 하나로 지난 3월 임신 35주였던 인권 운동가 디나 에르난데스(28) 사건을 제시했다.

에르난데스는 증거 없이 불법 집회를 계획했다는 혐의로 구금됐는데, 3주 후 태중 아이는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크리스토살은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261명 중 88명의 사인은 '경위를 알 수 없는 범죄 행위'와 관련돼 있고, 72명은 원인을 규명할 수 없었다고 한다.

14명은 '폭력'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며, 87명은 질병과 관계있다고 단체는 덧붙였다.

크리스토살은 "비상사태 이후 구금된 사람 중 적지 않은 이가 갱단원이 아닐 뿐만 아니라 혐의조차 불분명했다"며 "어떤 경우엔 수년간 지역사회에서 갱단 폭력의 피해자였던 주민이 되레 가해자로 둔갑했다"고 성토했다.

엘살바도르 국회는 대통령실 요청에 따라 2022년 3월 27일 처음 국가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한 안건을 가결한 이후 28차례에 걸쳐 그 기한을 연장했다.

현재 기준으로 비상사태 기간은 8월 8일까지이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엘살바도르 국내외 인권 단체는 대규모 인권 침해에 대해 비판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범죄율 급감을 강조하며 정책 시행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중남미 최대 규모 수감 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반바지만 입은 수감자를 한꺼번에 수천 명씩 이송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생중계'하기도 한다.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에도 엑스(X·옛 트위터)에 '일일 살인 범죄 0건'이라는 엘살바도르 경찰 게시물을 공유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실이 국회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비상사태 기간 수감된 사람은 8만1천110명이다.

622만명(2022년 기준)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감자 중 7천명 가랑은 증거 불충분으로 후에 풀려났다고 크리스토살은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