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삼천피'(코스피지수 3000) 도달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기관은 지수의 '추가 상승'에 개인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한 달 간 삼성전자(5136억원)에 이어 'KODEX 레버리지'(3764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해당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2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한다.

기관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순매수 상위권으로 올렸다. 이 상품은 코스닥150을 기초지수로 삼아 상승 시 두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기관의 순매수 상위 ETF에는 KODEX 200, KODEX 코스닥150 등도 포함돼 국내 증시의 강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개인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개인은 이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5696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두 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스피200 지수 하락 시 두 배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지수 하락분의 2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곱버스(곱하기+인버스)라고도 불린다.

개인은 심지어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은 지난 5일에도 이 상품을 110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년6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개인은 대신 미국 주식형 상품에 자금을 넣고 있다. 개인은 이 기간 'TIGER 미국S&P500'(2377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1633억원),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1222억원)으로 몰렸다.

증권가에선 달러화 강세, 외국인 수급 등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에도 코스피지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는 이미 국내 주식을 22조88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금감원이 관련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이에 BNK투자증권이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기존 3000에서 3200으로 올렸고 대신증권도 예상 범위 상단을 3200으로 제시했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315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31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증가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아지고 있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도 코스피 3000 돌파는 무리가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 성장은 한국의 수출 호조로 기업 이익 증가를 지속시켜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