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이라고 실언해 논란이다. / 사진=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적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름으로 잘못 불러 또 실언 논란에 휩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사말을 한 뒤 "이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넘기고 싶다. 그는 결단력만큼이나 용기도 갖추고 있다"면서 "신사·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이라고 했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푸틴을 물리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라며 "나는 푸틴을 물리치는 데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수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많은 실언 논란을 빚어왔지만, 특히 이날 실언은 더욱 뼈아프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첫 TV 토론에서 인지력 저하 문제를 드러낸 뒤 재선 도전 포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나토 정상회의 기자실에서는 "오 마이 갓(Oh my God)" 등 탄식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진=AP, 연합뉴스
사진=AP, 연합뉴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잇따른 말실수로 구설에 오르곤 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은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하기 위해 그의 말실수를 공격 소재로 삼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실수로 '한국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일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서 '부활절'(Easter) 단어를 잘못 발음하면서 "'굴'(oyster·오이스터) 토끼들과 인사를 나누라"고 했다.

지난 3월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수 계획을 발표하던 중 가자지구를 우크라이나로 혼동해 잘못 말했고, 올해 초에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2017년 별세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를 혼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테일러 스위프트를 헷갈렸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