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태헌 SNS/MBN 방송화면
사진=김태헌 SNS/MBN 방송화면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메인 래퍼 김태헌이 활동 중단 8년 만에 중국집 사장으로 변신한 근황을 전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김태헌은 생활고로 힘들었던 지난날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제국의 아이들' 활동 중단 후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었다"며 "휴대전화 요금도 못 내고 신용카드도 막혔다. 부탄가스 사서 물 끓여 샤워하며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서울의 한 중식당에 3개월째 출근하고 있었다. 매니저로 취직했으나 그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받아 사장이 됐다고. 김태헌은 어떤 직원보다 먼저 나와 오픈 준비를 하며 '깔끔 대마왕'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사진=MBN
그룹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사진=MBN
식당 측은 "(김태헌은)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성실한 사람"이라며 "매니저로 들어왔는데 너무 잘해서 이 사람이랑 서비스업 하면 요식업의 한 획을 긋겠다 싶었다. 아이돌이란 내색 없이 너무 열심히 해준다. 너무 힘이 되는 존재"라고 칭찬했다.

김태헌은 손님이 '아이돌 아니냐'고 묻자 즉석에서 제국의 아이들 히트곡 '후유증'을 부르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진=김태헌 SNS
사진=김태헌 SNS
그는 "알아봐 주는 분들이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 행복하다. 아직 내가 아이돌이구나. 살이 이렇게 쪘지만, 아이돌이구나 싶다"며 멋쩍게 웃었다.

김태헌은 중국집 홀 뿐만 아니라 주방 설거지까지 손수 했다. 그는 "예전에 5일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침대에만 누워있던 적이 있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너무 행복하다.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사진=MBN
그룹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사진=MBN
김태헌은 3년 전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33만원의 원룸에 들어와 살고 있다. 방 한쪽엔 아이돌 시절 받은 팬들의 선물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는 "해외에 가면 공항 마비될 정도였다. 콘서트나 팬 미팅을 하면 방 하나가 선물로 꽉 가득 찼다"고 떠올렸다.

제국의 아이들에서 메인 래퍼였던 그는 "인기는 다른 멤버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제가 안다. 너무 과묵하고 부끄럽고 소심했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건 좋아하는데 얘기하는 게 어렵더라"고 털어놨다.

활동 7년 만에 그룹이 해체한 후 김태헌은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세상은 모두 달라져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안 남아있었다. 활동했을 때의 명예도 없었고, 푹 쉬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생활고 때문에 라면을 먹을 때도 최대한 불려 먹었다고 했다. 그는 "돈이 진짜 없어서 그렇게 먹어야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후 그는 공사장 일용직부터 물류센터를 전전하며 성실히 일했다. 그는 "제국의 아이들 출신이 편의점 알바를 하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두려웠나 보다. 그래서 진짜 아무도 모르게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걸로 인해 제 인생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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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보내고 중학교 시절 어머니마저 유방암으로 사망했다는 김태헌은 이모를 엄마라고 부르며 살고 있었다. 하나뿐이었던 누나는 8년 전 가게가 망하자 자취를 감췄다고. 그는 "돈보다는 누나가 중요하다. 어차피 돈은 다시 벌면 되는 거고, 숨바꼭질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애타게 누나를 찾았다.

김태헌은 내년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무대에 서지 못하는 지금도 매주 연습실에 간다고. 그는 "무대가 너무 그립다. 무대에서 춤추는 모습과 노래하고 랩 하는 모습이 그리워 계속 연습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