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네거티브, 하면 내가 제일 잘해…원희룡 그만하라"

한동훈, '사천' 등 의혹 제기 원희룡 향해
"왜 혼자만 물 흐리나…이러지 마시라"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자신을 겨냥해 '사천'(私薦), '총선 고의 패배'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는 원희룡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를 하면 제가 제일 잘할 것"이라며 공세를 중단하라고 12일 촉구했다.

한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서 "원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한테도 밀리는 상황이 나오니까 마음이 급한 것 같은데, 금도라는 게 있다"며 "(총선) 고의 패배 이건 저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당과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말씀까지 하시는 것은 저는 안타깝고 애처롭다"고 했다.

한 후보는 "어제 토론에서 원 후보가 예외 없이 저에 대해 네거티브를 했는데, 국민들께서 정말 한심하게 생각하시지 않겠나 생각했다. 저는 국민들께서 원 후보만 한심하게 생각하시면 모르겠는데, 국민의힘을 한심하게 생각하시지 않을까 정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왜 혼자만 이렇게 물을 흐리는지, 앞으로 그러지 말자고, 이러지 마시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 후보는 "저는 다른 후보를 공격하는 네거티브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이거 하면 아마 제가 제일 잘할 것이다. 그러나 당내 선거에서 이러면 안 되고 당내 우리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의 기반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저렇게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식의 원 후보 행태 같은 것은 국민과 당원들께서 가장 보기 싫어하시는 장면일 것 같다.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경DB

한 후보는 본인의 당선 시 당정 관계를 우려하는 평가가 있다는 말에 "저와 윤석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정권을 재창출하자는 목표가 똑같다. 목표가 똑같은 사람들끼리 협력하는 데 있어서 이견을 좁히는 건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며 "견해가 다를 때 치열하게 토론해 이견을 좁히고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게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당정 관계다. 또 이는 우리 정치의 최종 목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진다는 말에는 "길을 막고 국민들께 한번 여쭤보면 3파전이라고 불렀을 때 이재명 대표 말고 나머지 둘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이미 사실상 일당 독재 체제가 된 지 꽤 되지 않았나. 의미 없는 얘기다. 저도 당장 3파전에 나머지 2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는 이재명 전 대표, 김두관 전 의원,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출마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한 후보와 원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하자 두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 공문을 발송했다. 공정 경쟁 의무를 규정한 당규 제5조 제1항, 후보자 비방 및 흑색선전, 인신공격, 지역감정 조장 행위 등을 못하게 돼 있는 제39조 제7호를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