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가 공들이는 新산업…'공기 중 탄소 포집'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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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는 에너지 분야 소식을 국가안보적 측면과 기후위기 관점에서 다룹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기술(DAC)이 급성장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거액을 투자하면서다.
스위스의 탄소 제거 스타트업 클라임웍스는 아이슬란드에서 DAC 플랜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맘모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해당 설비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DAC 공장이다.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최대 3만6000톤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클라임웍스가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오르카 DAC 공장보다 9배 더 많은 포집 규모다.
DAC는 발전소, 공장 등 대규모 산업 배출원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탄소포집저장(CCS)과 달리 공기 중에서 탄소를 추출해내는 기술이다. 해당 설비는 에너지 집약적이다. 이 때문에 청정한 지열에너지가 풍부한 아이슬란드는 DAC 설비를 가동하는 데 지리적 이점이 있다. 클라임웍스는 카브릭스와 협력해 탄소를 물에 녹여 현무암 기반암에 주입해 결정화시키는 방식으로 영구적이고 안전하게 가둬두고 있다. 이 역시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지질 덕분에 가능하다.
클라임웍스는 노르웨이, 케냐, 캐나다 등에서도 DAC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지원을 받는 루이지애나주의 DAC 허브에도 참여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게발드 클라임웍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구축하는 프로젝트에서 10%에서 15%의 투자 수익률을 보여줄 수 있다면 연기금이나 국부펀드와 같은 대규모 자산 관리자로부터 많은 자본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최소 18개의 DAC 공장이 운영 중이다. 블룸버그NEF는 현재까지 발표된 22개의 DAC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되면 2030년까지 1200만톤의 대기 중 탄소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 내에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DAC 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고(高)비용이다. 클라임웍스가 맘모스 설비에서 1톤의 탄소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0달러로 추산된다. 회사 측은 해당 비용이 향후 15년 안에 1톤당 200~3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1톤당 100달러로 비용을 낮추는 것이 DAC 산업의 중요한 임계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DAC 산업이 유아기를 넘어 애매한 '10대 청소년기'에 접어들었다"며 "이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에 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전했다. 현재 DAC 기술이 산업적으로 성숙하지 않았지만, 탄소 직접 제거가 기후 위기의 영향을 제한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합의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최근 빅테크들의 DAC 투자가 늘고 있다. 구글의 X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280어스는 최근 오리건주에 새로 완공한 DAC 시설에 4000만달러 규모를 투자받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쇼피파이, 스트라이프 등이 2022년 결성한 프론티어 연합이 이번 투자를 이끌었다. 프론티어 연합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총 6만1600톤의 탄소를 제거하는 사업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280어스가 설계한 DAC 시스템은 인근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 센터의 폐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센터의 냉각 비용을 절감하게 해준다. 또한 흡착제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한다. 이를 통해 탄소를 연속적으로 제거하는 대신 한 번에 일정량의 탄소를 포집하고 처리하는 배치 단위 DAC 방식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텍사스주에 위치한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첫 번째 DAC 프로젝트에 지원 사격을 하기로 했다. 해당 DAC는 클라임웍스의 맘모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 시설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곳에서 향후 6년 동안 50만 개의 탄소 제거 크레딧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DAC 산업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 헐(Hull)대학교의 재생 에너지 및 탄소 제거 조교수인 벤 콜로즈는 "모든 기술이 함께 작동해야 2050년까지 매년 100억 톤의 탄소를 제거할 수 있고, DAC는 그 중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DAC의 탄소 감축 기여도가 낮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석유기업들이 DAC를 통해 모은 탄소를 석유가스 시추에 재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은 옥시덴털은 해당 DAC 설비에서 포집한 탄소 중 일부를 석유 시추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스위스의 탄소 제거 스타트업 클라임웍스는 아이슬란드에서 DAC 플랜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맘모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해당 설비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DAC 공장이다.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최대 3만6000톤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클라임웍스가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오르카 DAC 공장보다 9배 더 많은 포집 규모다.
DAC는 발전소, 공장 등 대규모 산업 배출원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탄소포집저장(CCS)과 달리 공기 중에서 탄소를 추출해내는 기술이다. 해당 설비는 에너지 집약적이다. 이 때문에 청정한 지열에너지가 풍부한 아이슬란드는 DAC 설비를 가동하는 데 지리적 이점이 있다. 클라임웍스는 카브릭스와 협력해 탄소를 물에 녹여 현무암 기반암에 주입해 결정화시키는 방식으로 영구적이고 안전하게 가둬두고 있다. 이 역시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지질 덕분에 가능하다.
클라임웍스는 노르웨이, 케냐, 캐나다 등에서도 DAC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지원을 받는 루이지애나주의 DAC 허브에도 참여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게발드 클라임웍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구축하는 프로젝트에서 10%에서 15%의 투자 수익률을 보여줄 수 있다면 연기금이나 국부펀드와 같은 대규모 자산 관리자로부터 많은 자본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최소 18개의 DAC 공장이 운영 중이다. 블룸버그NEF는 현재까지 발표된 22개의 DAC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되면 2030년까지 1200만톤의 대기 중 탄소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 내에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DAC 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고(高)비용이다. 클라임웍스가 맘모스 설비에서 1톤의 탄소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0달러로 추산된다. 회사 측은 해당 비용이 향후 15년 안에 1톤당 200~3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1톤당 100달러로 비용을 낮추는 것이 DAC 산업의 중요한 임계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DAC 산업이 유아기를 넘어 애매한 '10대 청소년기'에 접어들었다"며 "이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에 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전했다. 현재 DAC 기술이 산업적으로 성숙하지 않았지만, 탄소 직접 제거가 기후 위기의 영향을 제한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합의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최근 빅테크들의 DAC 투자가 늘고 있다. 구글의 X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280어스는 최근 오리건주에 새로 완공한 DAC 시설에 4000만달러 규모를 투자받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쇼피파이, 스트라이프 등이 2022년 결성한 프론티어 연합이 이번 투자를 이끌었다. 프론티어 연합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총 6만1600톤의 탄소를 제거하는 사업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280어스가 설계한 DAC 시스템은 인근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 센터의 폐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센터의 냉각 비용을 절감하게 해준다. 또한 흡착제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한다. 이를 통해 탄소를 연속적으로 제거하는 대신 한 번에 일정량의 탄소를 포집하고 처리하는 배치 단위 DAC 방식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텍사스주에 위치한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첫 번째 DAC 프로젝트에 지원 사격을 하기로 했다. 해당 DAC는 클라임웍스의 맘모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 시설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곳에서 향후 6년 동안 50만 개의 탄소 제거 크레딧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DAC 산업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 헐(Hull)대학교의 재생 에너지 및 탄소 제거 조교수인 벤 콜로즈는 "모든 기술이 함께 작동해야 2050년까지 매년 100억 톤의 탄소를 제거할 수 있고, DAC는 그 중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DAC의 탄소 감축 기여도가 낮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석유기업들이 DAC를 통해 모은 탄소를 석유가스 시추에 재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은 옥시덴털은 해당 DAC 설비에서 포집한 탄소 중 일부를 석유 시추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