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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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떠나는 설렘도 잠시, 지루한 비행 시간을 달래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맛있는 기내식이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를 타고 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추가로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기내식을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항공사와 LCC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이 기내식을 무료로 주느냐, 유료로 구매해야 하느냐로 나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일부 LCC들이 장거리 노선에서 무료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어 이러한 추세가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가운데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전 노선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기내식이 없다. 반면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노선에 한해 무료 기내식을 제공 중이다.

태국 방콕과 미국 뉴욕 등의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프레미아도 동남아 노선은 1회, 미주 노선은 2회의 기내식을 준다.

티웨이항공은 시드니와 자그레브 노선에서 무료 기내식을 제공 중이다. 8월부터 운항을 시작하는 △인천~로마 △인천~파리 노선과 9월에 처음으로 항공기를 띄우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에서도 무료 기내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아무래도 장거리 노선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비행을 하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2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식사 외 스낵이나 음료 등은 원하면 따로 구매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은 각각 인천, 부산, 청주에서 출발하는 발리 노선 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가장 긴 노선의 비행시간이 6시간 정도였으나 발리의 경우 이보다 더 긴 7시간이 소요된다.

실제로 비행 시간이 짧은 노선의 경우 기내식 수요가 많지 않다. 하지만 비행시간이 3시간을 넘어가면 기내식을 구매하는 고객 수가 증가한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LCC들은 불필요한 서비스를 제외하는 대신 저렴한 항공권 가격을 제공해왔다. 대형항공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내식과 수하물과 같은 서비스를 부가 서비스로 분리해 탑승요금을 낮게 책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장거리, 장거리 노선 운항에 나서면서 유료 기내식을 고수할지, 무료 기내식을 제공할지 고민에 빠졌다.

탑승객 입장에서도 기내식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고 저렴한 항공권 가격을 제공하는 것과 항공권 가격이 조금 오르더라도 무료 기내식을 주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이들 항공사들이 비행시간이 길어진다고 해도 무료 기내식을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LCC의 경우 항공권 운임을 낮추는 대신 기타 부대수입으로 수익을 보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상 기내식을 제공할 경우 운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