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태권도 -58㎏에 출전하는 박태준.  /뉴스1
파리올림픽 태권도 -58㎏에 출전하는 박태준. /뉴스1
3년 전 ‘노골드 수모’를 씻어야 한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한국 대표팀이 ‘금빛 발차기’에 나선다.

한국 태권도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충격적인 성적을 받았다. 당시 한국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00년 시드니대회 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한국은 파리올림픽에서 최소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망은 밝지 않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가 네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남자 58㎏급 박태준(21·경희대)과 80㎏급 서건우(21·한국체대), 여자 67㎏ 초과급 이다빈(28·서울시청)과 57㎏급 김유진(24·울산시체육회)이 출전한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 네 명 이하 선수를 내보내는 건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가장 기대를 많이 받는 선수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박태준이다. 그는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국내 선발전에서 꺾은 차세대 에이스다.

2022년 10월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에 이어 지난해 6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그는 올해 3월 다낭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준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태권도의 한을 푼다는 각오다. 한국은 올림픽 남자 최경량급인 58㎏급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런던올림픽에선 이대훈이 은메달에 그쳤고 리우올림픽에서 김태훈이 동메달, 도쿄올림픽에서도 장준이 동메달에 머물렀다. 이 체급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박태준은 “준비한 모든 걸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박태준의 강점은 체력이다.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체급이 아닌 남자 54㎏급에 출전해 우승하는 등 혹독한 체중 감량을 이겨냈다. 경기에서도 후반부 몰아치기를 통해 승부를 뒤집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경험이 부족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박태준은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인 만큼 겁 없는 모습을 보여 꼭 애국가가 울려 퍼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 태권도는 8월 7일부터 10일까지 파리의 역사적인 건축물이자 박물관인 그랑팔레에서 열린다. 박태준이 7일 첫 주자로 나서고 8일 김유진, 9일 서건우가 출격한다. 마지막 날인 10일엔 이다빈이 금메달을 노린다.

이창건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은 “도쿄올림픽 때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