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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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족이 아닌가?

전 세계 20세 이상~30세 이하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서른 살까지 살아 오면서 중요한 것들을 제시하고 ‘지금 가장 소중한 것 5개를 우선순위에 의해 선정하라’고 한다면 1순위가 무엇이 될까? 모르긴 해도 가족이 1순위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20대 젊은이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2개의 답변을 보며 역시 다름을 생각하게 된다. 가족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돈’이었다. 돈이 없어서, 돈의 가치가 너무 중요해 1순위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가족 보다 돈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다른 하나는 비율은 매우 낮지만, 1순위를 차지한 것 중에 애완동물(강아지와 고양이)이 있었다. 애완동물 1천마리 시대에 살고 있다. 공원에 가면 강아지 유모차가 아기 유모차보다 훨씬 많다. 아니 네발 동물인 강아지를 왜 유모차에 태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가장 소중한 것이 가족이 아닌 애완동물인가? 외로움일까? 아니면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고 정을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일까? 애완동물은 주인에게 무한 사랑을 한다고 한다. 자신을 좋아하고 따르기 때문일까? 집에서 강아지 2마리를 키우다가 딸이 결혼하면서 1마리를 데려갔다. 남은 한 마리는 상전이다. 똥 오줌은 주인이 치워야 하고, 때 맞춰 미용과 구충제 등을 먹이며, 정기검진을 받고, 안방 침대에서 자며, 딸이 식사를 하면 앉은 무릎 위에 올라가 먹을 것을 달라고 한다. 사람이 개만도 못한 세상이 된 것이다.

왜 가족이 1순위가 아닌가? 무엇이 정말 중요한 가를 느끼지 못한 탓인가? 필요한 것, 좋아하는 것, 중요한 것의 구분이 되지 않아서 인가? 젊은이는 가족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을까? 아무튼 MZ세대의 가족에 대한 인식은 베이비붐 세대와 비교해 많이 변한 것이 사실이다.

삶을 살아가며 배우는 지혜

임원이나 팀장 대상의 ‘인간 관계 기법’ 강의를 하면서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5가지 법칙에 대해 강조한다.

1원칙은 소중한 사람을 간직만 하지 마라. 적극 표현하라.
2원칙은 내 마음 속 소중한 사람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 마음 속에 내가 간직되게 하라.
3원칙은 10명의 우군을 얻는 것은 중요하다. 그보다 한 명의 적을 만들지 마라
4원칙은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닌 주고 주고 또 주는 사람이 되라.
5원칙은 말의 품격을 지켜라. 안한다/못한다는 말, 비교 갈등, 뒷담화, 상처 주는 말은 하지 말라.
이들 원칙 중 1원칙에 대해 조금 더 강조한다.
먼저 참석자에게 작은 메모지를 나눠주고 살며 많은 도움을 받은 5명을 적으라고 한다.
이중 한 명씩 명단을 지워간다. 최종 남은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최종적으로 남은 사람에게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물으면 특별히 하는 것이 없다.
누군가의 마음 속에 간직되기 위해서는 관심을 갖고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한다.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이라면, 많은 이들이 1순위로 어머니를 선택할 것이다. 소중한 사람이라면 더 적극 표현하라고 했다. 떨어져 지낸다면 매일 안부 전화하며 전화 말미에 “사랑합니다” 말 한마디 어떨까?
결혼하여 10년 이상 된 40대 중순 이상부터 50대들의 1순위는 누구일까? 어머니, 자식, 스승님, 좋아하는 친구,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선후배일까? 아내가 가장 많을 것이다. 가장 소중하면서도 가장 편하게 대하는 존재가 아내 아닐까? 수많은 약속 중 본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람은 아내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는데, 무뚝뚝하고 귀찮은 일은 못 들은 체한다.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선물을 사준 적이 언제인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늙어 아내에게 버림받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아내에게 관심을 갖고 최대한 잘해주라는 말이 공감은 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삶을 살아가며 소중한 것들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갈 곳, 할 일, 만날 사람이 있으면 행복하다. 감사해야 한다. 직장에서 근무할 때에는 직장이 있고, 담당하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가를 모른다. 밤 11시에 힘들다며 소주나 차 한 잔 하자고 불러낼 사람이 있으면 행복하다.
건강을 잃으면 세상 만사 다 힘들고 귀찮기만 하다. 아파 누워 있으면서 해야만 하는데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살며 이런 각오를 한다. 죽는 그 날까지 자식들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겠다. 젊었을 때 앞만 보고 달렸지만, 아이들 키우고 집 마련하고 나니 얼마 남은 것이 없다. 아이들이 결혼한다고 한다. 축하해줘야 하는데 120살까지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이 많다. 젊었을 때 돈을 벌어 저축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노인이 되어 즐길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어떤 모습일까? 소파에 앉거나 누워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내의 잔소리에 밖에 나가지만, 갈 곳도 없어 공원 주변만 돌다 시간이 되어 귀가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끔찍하지 않은가? 미력하나마 사회의 구성원으로 봉사와 기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더 의미 있지 않겠는가?

손녀가 방문했다. 3살 이 아이에게 더 살기 좋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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