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 사진=연합뉴스
고(故)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 사진=연합뉴스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53)가 회사에 반환한 횡령금에 대해 세무당국이 세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달 17일 유병언씨가 서초세무서장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유씨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상표권 사용료 등 명목으로 계열사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여원, '천해지'로부터 13억여원, '다판다'로부터 20억여원을받아 챙긴 혐의로 징역 2년을 받고 복역했다.

서초세무서는 세무조사를 실시해 지난 2017년 9월 유씨에게 약 11억3000만원 상당의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을 내렸다. 유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횡령금액 중) 48억9300여만원은 2015년 각 회사에 반환해 이에 대한 처분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유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유씨가 사용료 일부를 공탁한 것은 형사사건에서 양형에 반영받기 위해 피해를 회복한 것이지 해당 회사들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사용료를 회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2심은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대법원은 '뇌물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에 대해 몰수·추징이 이뤄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가 후발적 경정청구를 해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시한다"며 "이는 '횡령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 상당의 이익이 정당한 권리자에게 반환되는 경우'와 본질적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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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미 납세 의무를 부과한 이상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수뢰·알선수재·배임수재 범행으로 얻은 뇌물 등 위법소득에 대해 일단 납세의무가 성립해도 몰수·추징을 당했다면 위법소득에 내재된 경제적 이익의 상실 가능성이 현실화돼 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후발적 경정청구를 해 납세 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횡령의 경우 원칙적으로 국가에 의한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지 않고, 반환 여부 또는 반환을 위한 구제절차의 진행 여부 등이 당사자의 의사에 크게 좌우한다"며 "특히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가 가담해 사외유출한 경우, 자발적으로 반환을 구할 가능성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경제적 이익의 상실 가능성이 내재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