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 보내면 실력 향상?…실패없는 교육법은 영어책 독서"
“모국어 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유아기부터 영어를 가르쳐서 교포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을 겪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14일 서울 다동 아이포트폴리오에서 만난 김성윤 대표(사진)는 “경쟁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치면 영어 혐오를 갖게 될 위험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1년 설립된 아이포트폴리오는 영어 교육 스타트업이다. 영어 교육용 도서를 디지털화해 서비스하는 플랫폼 스핀들 북스와 영어 교육용 인공지능(AI) 튜터인 로라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영어 독서를 통해 생각하고 말하는 힘을 키우는 독서법을 개발했다. 5단계 학습프로그램(MDR)이 그것이다. 단어를 익히고, 듣고, 읽고, 말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영어 능력이 향상된다. 4~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어 리딩 프로그램 ‘리딩앤’이 바로 이 방법을 사용한다.

아이포트폴리오의 방법론은 본고장인 영국에서도 인정받았다. 세계 최대 대학 출판부인 옥스퍼드대출판부(OUP)가 판매하는 옥스퍼드 러너스 북셀프(OLB), 옥스퍼드 리딩클럽(ORC) 등에 아이포트폴리오의 기술이 쓰였다. 김 대표는 “스핀들 북스 플랫폼 등을 공급해 로열티를 받고 있다”며 “전체 매출의 30%가 해외에서 나올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영어교육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 ‘영어학원 유치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만큼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목표는 한국 교육을 개혁하는 것이다. 사교육에 과도한 비용을 낭비하지만 실생활에서 쓰지 못하는 영어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대표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교육 방법은 독서’라며 영어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단어를 외우고 패턴을 익힌다고 영어를 잘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독서하면서 내용을 추론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지식을 외우고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