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한 정보기술(IT)을 먼저 알아보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은 폐쇄형 인공지능(AI)이 아니라 개방형 AI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방형 AI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며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빅테크는 폐쇄형, VC는 개방형으로 주력 투자 기업이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VC, 폐쇄형보다 개방형 인공지능에 베팅
14일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2년부터 최근까지 글로벌 VC는 개방형 AI 스타트업에 75억달러(약 10조3215억원)를 투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가 지난 5월 확보한 60억달러(약 8조2572억원)가 가장 큰 규모의 투자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세쿼이아캐피털, 피델리티매니지먼트앤드리서치컴퍼니 등이 투자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AI 기업 미스트랄AI는 같은 시기 투자금 12억달러(약 1조6516억원)를 확보했다. 이 회사 역시 개방형 LLM을 만들고 있다. 개방형 LLM을 개발하는 이미지 생성 AI 기업 스태빌리티AI와 세계 최대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는 각각 1억8700만달러(약 2573억원), 1억달러(약 1376억원)를 투자받았다.

같은 기간 폐쇄형 AI 기업에 투입된 VC 자금은 48억달러(약 6조6105억원)로 집계됐다. 앤스로픽(23억달러), 코히어(8억4500만달러), 오픈AI(8억달러) 등 최근 주목받는 LLM 개발사에 투자금이 몰렸다. 무스타파 슐레이만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인플렉션, 캐릭터 AI 챗봇으로 유명한 캐릭터닷AI 등도 1억달러(약 1376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폐쇄형 AI ‘투톱’으로 꼽히는 오픈AI와 앤스로픽엔 상당한 자금이 몰렸지만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빅테크가 주도한 투자였다.

개방형 AI와 폐쇄형 AI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 폐쇄형 AI 개발사는 관련 기술과 수익을 독점한다. 고객사에 AI 기술을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다. 개방형은 외부에 핵심 AI 기술을 공개한다. 미스트랄AI는 LLM 자체를 무료로 배포하는 대신 LLM 활용 컨설팅 등으로 돈을 번다.

업계 관계자는 “GPT 같은 폐쇄형 AI만 알려졌다가 메타의 LLM 라마가 처음 개방형으로 나왔고, 꽤 괜찮은 성능을 입증하면서 개방형 LLM 수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