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처리 내일인데…"복귀 움직임 아직"
전공의 최종 사직 처리 마감이 내일이지만 아직 '대거 복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앞서 정부는 각 수련병원에 이달 15일까지 전공의들의 복귀 혹은 사직을 처리해 부족한 전공의 인원을 확정하고, 17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하반기(9월)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할 것을 요청했다.

수련병원들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15일로 기한을 못 박았다.

이에 주요 수련병원들은 전공의에게 오는 15일까지 사직 또는 복귀를 결정할 것을 알렸고,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거나 응답이 없으면 사직 처리할 전망이다.

대다수 전공의는 15일 최종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은 15일 정오까지로 시한을 잡았다. 일부 병원은 날이 바뀌기 전까지 복귀 의사를 받을 수 있다. 최종 복귀 규모는 일러도 16일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재 전체 수련병원 211곳의 레지던트 사직률은 0.66%(1만506명 중 69명)에 불과하다.

출근 중인 전공의들은 매일 한 자릿수 수준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11일 기준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0%다. 지난달 3일과 비교하면 근무 중인 전공의는 81명 늘었다.

주요 수련병원들은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로 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또한 인턴과 1년차 레지던트 등 신규 전공의의 경우 2월 29일자로 사직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존 전공의와 달리 '수련 시작 전 상태'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삼성서울병원 등에서는 이처럼 신규와 기존 전공의의 사직 시점을 나눠 처리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복귀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대대적인 복귀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그래도 일부는 돌아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정부가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철회하기로 한 데다 9월 모집을 통해 복귀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늦어지지 않게 특례를 제공하기로 해서다.

반면 정부 조치가 전공의 복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사단체들은 증원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37개 수련병원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복지부는 9월 하반기 모집에 응시하지 않는 전공의는 내년 3월 복귀가 불가하다고 밝혔다"며 "차별적, 선택적 수련 특례 적용은 복지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관련 규정을 마음대로 뜯어고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공언과는 반대로 전공의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공의 대표 격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의 요구는 단호하고 분명하다"며 "나도 안 돌아간다"고 남겼다.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복귀 전공의들의 실명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장에 남거나 복귀한 전공의, 의대생의 명단을 공개하는 블랙리스트 글들은 의료 공백 사태가 이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10일에도 복귀 전공의들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되자 수사를 의뢰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