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심리 악화…주춤한 기름값 오름세 [오늘의 유가]
미국 소비자 지표가 악화되면서 지난주 금요일 뉴욕 시장에서 유가가 소폭 하락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9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커졌지만,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0.5%(37센트) 하락한 배럴당 82.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근월물은 0.43% 내린 85.0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미국 WTI는 1.14%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1.74% 하락했다. 6월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완화됐다는 소식에 유가는 이틀간 상승세를 보였으나 상승 모멘텀을 잃었다. 미시간 대학의 월별 조사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비자 심리는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소비심리 악화…주춤한 기름값 오름세 [오늘의 유가]
중국의 경기 둔화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당초 올해 원유 수요 증가 폭을 하루 약 220만배럴로 전망했으나, 최근 JP모간 등은 수요 증가 폭이 하루 140만 배럴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 중개인 PVM의 타마스 바르가(Tamas Varga)는 로이터통신에 "최근 하락세 조정은 확실히 끝났으나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전년 동기보다 11% 급감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놀란의 한 유전에서 펌프잭이 석유룰 추출하고 있다. /AFP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놀란의 한 유전에서 펌프잭이 석유룰 추출하고 있다. /AFP
유가는 미국 휘발유 수요에 힘입어 어느 정도 지지를 얻었다. 미 에너지청에 따르면 휘발유 수요량은 지난 5일로 끝난 주에 하루 940만 배럴(bpd)을 기록했다. 이는 독립기념일 연휴가 포함된 주 동안 2019년 이후 최고치였다. 4주 평균 항공유 수요 역시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당분간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제기된다. 에너지 서비스 회사인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래 원유 생산량의 초기 지표인 미국의 가동 중인 석유 굴착 장치(active oil rig) 수는 이번 주에 1개 감소해 478개로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왔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간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지난 11일 투자 메모에서 "여름철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상당한 휘발유·원유 재고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