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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16일부터 '함께 지킨 오랜 약속' 특별전
하늘·땅이 '교실' 되는 역사교육…어린이박물관학교 70년 여정
6·25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었던 1954년 10월 10일 경북 경주에서는 특별한 '학교'가 문을 열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을 바르게 알려주고자 시작한 교육이었다.

수업할 공간이 변변치 않아 이곳저곳을 떠도는 시기도 있었지만 아이들과의 만남은 오늘날까지 매주 계속되고 있다.

신라 천 년의 고도, 경주에서 이어온 70년 약속인 셈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16일 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함께 지킨 오랜 약속' 전시를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하늘·땅이 '교실' 되는 역사교육…어린이박물관학교 70년 여정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역사와 교육 성과를 담은 사진, 기록 등 80여 점을 모았다.

전쟁이 끝나고 혼란한 상황에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 관장실을 비워 첫 수업을 하게 된 순간부터 오늘날 6천명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거쳐온 과정을 보여준다.

진홍섭(1918∼2010) 당시 경주박물관장과 윤경렬(1916∼1999) 선생 등이 주축이 돼 시작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여러 측면에서 일반 학교와 달랐다.

하늘·땅이 '교실' 되는 역사교육…어린이박물관학교 70년 여정
개교 이래 지금까지 이어온 규칙은 그중 하나다.

"첫째,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둘째,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

셋째, 수업은 존댓말로 한다.

"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운영 규칙)
매 주말 수업이 열리지만 결석해도 혼나지 않고, 시험이 없는 점도 박물관학교만의 특징이었다.

전시장에서는 지난 70년간 '경주어린이향토학교', '경주박물관학교' 등으로 이름을 바꿔오면서 수업이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는 사진, 교재 등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하늘·땅이 '교실' 되는 역사교육…어린이박물관학교 70년 여정
'하늘도 내 교실, 땅도 내 교실'이라는 교가 가사 한 구절도 생생하게 전한다.

박물관 정원에 놓인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고 기록하는 아이들 모습, 경주 시내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함께 배우던 모습 등이 사진과 영상으로 되살아난다.

관람객들이 입학에서 수료까지 일련의 절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하늘·땅이 '교실' 되는 역사교육…어린이박물관학교 70년 여정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와 관련된 사진, 글, 그림, 당시 교재 등을 모아 졸업생들의 '추억'도 생생하게 살렸다.

박물관 관계자는 "가르침과 배움으로 만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잇고 쌓아 온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역사와 전통, 그 의미와 가치를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하늘·땅이 '교실' 되는 역사교육…어린이박물관학교 70년 여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