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소개된 뒤 '가성비' 식당으로 입소문 이 난 인천의 한 식당에서 판매하는 국밥. 사진=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 캡처
유튜브에 소개된 뒤 '가성비' 식당으로 입소문 이 난 인천의 한 식당에서 판매하는 국밥. 사진=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 캡처
인천의 한 국밥집이 유튜브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식당으로 소개된 이후 오히려 적자를 봤다고 털어놨다. 이는 입소문이 나며 손님들이 몰리자 발생한 운영난 때문으로, 식당 측은 유튜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더 이상 고기 리필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많은 방문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버 A씨는 올해 초 자신의 채널에 소개한 인천 연수구 연수동의 한 국밥집을 언급하며 "당시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신상 '맛집'이었고 밥뿐만 아니라 국밥 안 고기까지 무한 리필 된다는 사실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곳이었다"고 운을 뗐다.

해당 가게의 모둠 국밥 한 그릇은 7900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19세 미만 학생들에게는 1000원 할인한 69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성비 국밥집으로 입소문이 났고 유튜브에 소개되며 손님들이 몰렸다.
운영난과 '진상 손님' 등을 못 버티고 추가 요금 부과 결정을 내린 식당. 사진=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 캡처
운영난과 '진상 손님' 등을 못 버티고 추가 요금 부과 결정을 내린 식당. 사진=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 캡처
하지만 유튜브에 소개된 이후 가게 사정이 달라졌다는 설명. 운영 원칙이 바뀌게 된 것이다. 무한 리필이었던 고기는 이제 2000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다년간 맛집 유튜브를 운영해 온 저로서는 분명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직감했다"며 "손님은 많이 늘었지만, 오히려 적자를 보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원칙이 바뀐 이유는 운영난과 일부 손님들의 무리한 요구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 가게 사장은 "그때 (유튜브) 하고 나서 한두 달인가 관리비를 못 냈다. 적자로 (가게) 유지가 안 되더라"라며 "이런 표현 정말 죄송스럽지만 무례한 손님들이 정말 많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원래 의도는 동네에 거주하는 손님들을 상대로 국밥에 소주 한잔하시는 분들에게 안주가 모자라지 않게 소소하게 고기를 리필해주면서 정겹고 따뜻한 정을 나누려고 했다"며 "유튜브 영상이 업로드되고 외부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면서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튜브 나가고 난 뒤 기본으로 무한 리필이 되는 줄 알고 (리필만 여러 번 하고 남기시는 분들이 많았다) 다 거덜 났다. 그다음 날 팔 게 없을 정도였다. 두 달 동안 월세를 못 낼 정도로 적자였다”며 “한 단체 손님들은 고기를 계속 리필하더니 또 잔뜩 다 남기고 갔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다 보니 오죽했으면 손님이 그만 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연을 들은 A씨는 자신의 의도와 달리 피해가 간 것과 관련, 사장에게 사과했다. 아울러 그는 "사장님께서도 제가 영상을 좋은 의도로 올린 사실을 알고 계셔서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았다"며 "이젠 고기 리필할 때 2000원의 추가금을 받기 때문에 더 이상 적자는 아니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