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원 더 내라네요"…중국집 전화 주문했다가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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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앱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1위 사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정률형 요금제 '배민1플러스'의 중개 수수료를 기존 음식값의 6.8%(부가세 별도)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한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음식점을 배려해 전화주문을 했다는 고객이 실망감을 표한 사연이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서 관심을 끈다.
한 중국집에 전화로 요리를 주문했던 A 씨는 "배달 앱으로 요리 메뉴와 가격(1만7000원)을 확인한 후 전화로 주문했다. 잠시 후 찾으러 갔더니 2만3000원을 달라고 하더라"라며 "요즘 경기도 어려운데 모른 척 갈까 고민하다가 한마디 해야할 것 같아서 '배민으로는 1만7000원이던데요?'라고 하니 '그러면 1만8000원 주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A씨가 "1000원이 비싼 이유는 무엇이냐"라고 물으니 중국집 측은 '포장비'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전화주문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한 자영업자 B씨가 "다른 사장님들은 전화주문 선호하냐"라고 반문하며 "전 수수료가 나가더라도 전화주문보다는 각 플랫폼 주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씨는 그 이유로 "메뉴가 단순하거나 고객이 뭘 주문할지 딱 정하고 주문을 해주지 않는 이상 전화주문으로 발생하는 피로도나 스트레스가 과거에 비해 상당하다"면서 "'맛이 있냐 없냐', '뭐가 잘 나가냐', '배달 가격은 어떻고 포장 가격은 얼마냐', '얼마나 걸리냐' 등 질문에 답하다 보면 전화 받는 직원 한 명 뽑지 않는 이상 영업에 지장이 많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고객들 보통이 아니라서 마음에 안 들면 녹취는 기본이고 무조건 본인 위주인 사람들이 많아서 전화주문 꺼려진다"면서 "직원이 다수인 식당이 아니라면 전화 오면 밀린 주문은 올스톱되므로 여러모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에 다른 자영업자 C씨 또한 "1인 매장에서 주문 전화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고 포스기에서 주문서 나오는 대로 조리해 포장만 하는 시스템이 주문 전화를 받는 알바 1인보다 더 효율적이다. 주문 실수에 대한 책임이 없으며 응대하는 감정 소모도 없고 일자별 매출 정리도 저절로 되고 최고다"라고 동감을 표했다.
자영업자 D씨는 "수수료 줄여주겠다고 가게로 전화줘서 주문해주는 고객 보면 감사하긴 하지만 주소도 잘 받아 적어야 하고 배달 대행 프로그램에 입력해야 하고 바쁠 때는 별로다"라고 했다.
E씨는 "양 선택, 맵기 선택 등 각종 추가메뉴 선택도 해야 하고 주소 받아적고 확인하고 결제 방법 물어봐야 하고 주문 몰릴 때는 스트레스다"라며 "배달앱으로 들어오는 게 제일 좋다"고 전했다. 반면 전화주문을 선호한다는 자영업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F씨는 "단골손님들은 '뭐 포장해 주세요 10분 뒤 갈게요'라고 하는 데 전화해서 메뉴부터 물어보는 손님들은 난감하긴 하다. 그럴 때는 '지금 주문이 밀려 죄송하지만 메뉴 확인 후 다시 전화 달라'고 하고 끊는다"고 했다.
전화주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화를 받고 이에 대한 응대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간혹 주소를 잘못 적어서 배달 사고가 나면 후불 결제라서 손해가 커질 우려도 있다. F 씨는 "전화 받는 직원이 없는 경우 주문받는데 1분 넘어가면 영업에 방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식당을 운영한 적 있다는 한 네티즌은 "고객들이 자영업자 생각해서 전화주문 하는 건데 응대를 잘해줬으면 좋겠다. 저도 전화주문 몇 번 해봤는데 리뷰를 쓰지 못해서 그런 건지 양도 적고 포장이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가게 수수료 생각해서 전화주문하고 찾으러 갔는데 앱이 편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민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배달의민족 중개 수수료 인상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가게를 열고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람보다 중개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지금의 상황이 과연 정상인가"라고 반문하며 "최근 손님이 직접 가게로 찾아와 포장 배달을 하더라도 수수료를 받겠다고 하는데 황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또 "정부는 배민과 쿠팡 등 플랫폼 대기업의 독과점 규제 방안을 내놓고, 국회는 플랫폼 대기업의 독과점이 더 심해지기 전에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공정화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음식점을 배려해 전화주문을 했다는 고객이 실망감을 표한 사연이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서 관심을 끈다.
한 중국집에 전화로 요리를 주문했던 A 씨는 "배달 앱으로 요리 메뉴와 가격(1만7000원)을 확인한 후 전화로 주문했다. 잠시 후 찾으러 갔더니 2만3000원을 달라고 하더라"라며 "요즘 경기도 어려운데 모른 척 갈까 고민하다가 한마디 해야할 것 같아서 '배민으로는 1만7000원이던데요?'라고 하니 '그러면 1만8000원 주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A씨가 "1000원이 비싼 이유는 무엇이냐"라고 물으니 중국집 측은 '포장비'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전화주문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한 자영업자 B씨가 "다른 사장님들은 전화주문 선호하냐"라고 반문하며 "전 수수료가 나가더라도 전화주문보다는 각 플랫폼 주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씨는 그 이유로 "메뉴가 단순하거나 고객이 뭘 주문할지 딱 정하고 주문을 해주지 않는 이상 전화주문으로 발생하는 피로도나 스트레스가 과거에 비해 상당하다"면서 "'맛이 있냐 없냐', '뭐가 잘 나가냐', '배달 가격은 어떻고 포장 가격은 얼마냐', '얼마나 걸리냐' 등 질문에 답하다 보면 전화 받는 직원 한 명 뽑지 않는 이상 영업에 지장이 많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고객들 보통이 아니라서 마음에 안 들면 녹취는 기본이고 무조건 본인 위주인 사람들이 많아서 전화주문 꺼려진다"면서 "직원이 다수인 식당이 아니라면 전화 오면 밀린 주문은 올스톱되므로 여러모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에 다른 자영업자 C씨 또한 "1인 매장에서 주문 전화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고 포스기에서 주문서 나오는 대로 조리해 포장만 하는 시스템이 주문 전화를 받는 알바 1인보다 더 효율적이다. 주문 실수에 대한 책임이 없으며 응대하는 감정 소모도 없고 일자별 매출 정리도 저절로 되고 최고다"라고 동감을 표했다.
자영업자 D씨는 "수수료 줄여주겠다고 가게로 전화줘서 주문해주는 고객 보면 감사하긴 하지만 주소도 잘 받아 적어야 하고 배달 대행 프로그램에 입력해야 하고 바쁠 때는 별로다"라고 했다.
E씨는 "양 선택, 맵기 선택 등 각종 추가메뉴 선택도 해야 하고 주소 받아적고 확인하고 결제 방법 물어봐야 하고 주문 몰릴 때는 스트레스다"라며 "배달앱으로 들어오는 게 제일 좋다"고 전했다. 반면 전화주문을 선호한다는 자영업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F씨는 "단골손님들은 '뭐 포장해 주세요 10분 뒤 갈게요'라고 하는 데 전화해서 메뉴부터 물어보는 손님들은 난감하긴 하다. 그럴 때는 '지금 주문이 밀려 죄송하지만 메뉴 확인 후 다시 전화 달라'고 하고 끊는다"고 했다.
전화주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화를 받고 이에 대한 응대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간혹 주소를 잘못 적어서 배달 사고가 나면 후불 결제라서 손해가 커질 우려도 있다. F 씨는 "전화 받는 직원이 없는 경우 주문받는데 1분 넘어가면 영업에 방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식당을 운영한 적 있다는 한 네티즌은 "고객들이 자영업자 생각해서 전화주문 하는 건데 응대를 잘해줬으면 좋겠다. 저도 전화주문 몇 번 해봤는데 리뷰를 쓰지 못해서 그런 건지 양도 적고 포장이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가게 수수료 생각해서 전화주문하고 찾으러 갔는데 앱이 편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민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배달의민족 중개 수수료 인상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가게를 열고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람보다 중개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지금의 상황이 과연 정상인가"라고 반문하며 "최근 손님이 직접 가게로 찾아와 포장 배달을 하더라도 수수료를 받겠다고 하는데 황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또 "정부는 배민과 쿠팡 등 플랫폼 대기업의 독과점 규제 방안을 내놓고, 국회는 플랫폼 대기업의 독과점이 더 심해지기 전에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공정화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