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연기금인 미국 사회보장신탁기금이 고갈 우려에 휩싸였다. 49세 이하 중년층을 중심으로는 향후 혜택을 못 받을 것을 우려해 별도 은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젊은 세대들이 사회보장제도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근로자들은 작년에 1조달러 이상을 사회보장신탁기금에 납부했다.

하지만 지난해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비은퇴자의 약 47%가 은퇴 후 사회보장 연금이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WSJ는 "이는 30년 이상의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꾸준히 유지되어 온 수준"이라며 "미국의 오랜 노이로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특히 현재 30세에서 49세 사이의 중년층에서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다. 이들 중년층 근로자들은 자신들은 못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혜택을 누리는 노인들을 보면 화가 난다고 응답해 기금 고갈론이 세대 갈등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 근로자들은 저축을 늘리는 등 사회보장제도와 별도의 노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불신은 미국 정부가 수십 년 동안 "미국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사회보장제도의 신탁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해온 데서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싱크탱크인 초당적 정책 센터의 수석 경제학자 제이슨 피치너는 "정부의 경종은 제도 자체가 아예 파산할 것이라는 의미로 잘못 받아들여져 왔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사회보장 재원의 대부분은 근로자와 고용주가 매달 납부하는 급여세에서 나온다. 신탁기금이 고갈될 위험이 있더라도 해당 급여세가 계속 징수되기 때문에 사회보장 혜택이 완전히 중단되는 일은 없다는 의미다. WSJ는 "최악의 경우에도 계획된 혜택의 약 75%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