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은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못 한댔는데…희망 이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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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 내달 만담·스탠드업 공연
"불편해하는 사람도 웃게 하는 게 대가…관객에 깨지며 배울 것" "코미디언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같은 큰 예술극장에선 공연할 수 없다는 얘기를 선배님들한테서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영준이 형이 우리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수도 있다고 했을 때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했죠."(곽범)
국내 첫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 소속 코미디언들이 다음 달 15∼17일 국내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극장 세종문화회관의 무대에 선다.
세종문화회관이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시리즈 공연 '싱크 넥스트 24'를 통해서다.
빵송국(곽범·이창호), 보따(조다현·김원식), 스낵타운(이재율·강현석), 유스데스크(유영우·구정모), 플러스마이너스(김영구·김진경)는 만담을, 김동하·대니초·손동훈·송하빈·이제규·코미꼬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각각 선보인다.
15일 서울 메타코미디클럽홍대에서 만난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는 "언젠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코미디 공연을 하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실현되기까지 몇 년은 더 걸릴 거라 예상했다"면서 "세종문화회관의 제의를 받고서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번 공연은 장르와 관객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세종문화회관이 메타코미디 측에 먼저 제안하며 성사됐다.
공공극장이 코미디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곽범은 "대한민국에서 코미디가 예술 장르로 인정받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그래미상 시상 분야에 코미디 앨범상이 따로 있고, 카네기홀에서도 스탠드업 공연이 열리는 등 코미디를 공연예술의 하나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엔터테인먼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형식은 콩트, 플랫폼은 방송 위주로 코미디를 접하다 보니 '코미디 공연' 자체가 익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정 대표는 "코미디에 대해 알리는 것도 코미디 회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미디 공연장을 만든 이유 역시 코미디가 얼마나 재밌는 건지 홍보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타코미디는 지난해 12월 공연장 메타코미디클럽홍대를 열어 '스탠드업어셈블'과 '만담어셈블' 등을 상연하고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김동하는 "공연을 보러 많은 분이 찾아와주시지만, 아직은 생소한 장르지 않느냐"며 "(주류 코미디계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이방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스탠드업 공연 티켓이 매진된 걸 보니 현시대가 가장 원하는 코미디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만담꾼 이재율은 "매주 무대에 설 때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만담을 좋아하는 DNA가 있다고 느낀다"면서 "세종문화회관이라는 큰 확성기를 통해 만담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장소의 상징성 때문에 공연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도 따른다고 했다.
곽범은 "홍대에서 공연할 때는 무분별한 애드리브로 웃기는 게 많은데 이번엔 철저한 계산 아래 공연을 선보이려 한다"며 "솔직히 말하면 너무 어렵다"고 털어놨다.
김동하는 세종문화회관으로부터 개그의 '수위'를 조절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냐는 물음에 "만약 검열한다고 했다면 (처음부터) 공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코미디에는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며 "코미디언들은 웃기기 위한 수단으로 소재를 쓰는 것이지 소재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최근 메타코미디는 소속 팀 피식대학이 유튜브 콘텐츠에서 경북 영양 지역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어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당분간은 조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저희가 스스로를 검열하면서 수위를 맞춰야 할지 여부는 몇 년에 걸쳐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저희 기조가 '우리가 하는 농담이 불편해도 견디라'는 절대 아닙니다.
불편한 사람마저도 웃어버리게 만드는 게 코미디 대가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수준까지 도달하는 게 저희의 목적이지요.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저희 스킬(능력)이 모자란 걸 수도 있어요.
기술을 더 다듬으려면 관객과 만나서 깨지며 배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연합뉴스
"불편해하는 사람도 웃게 하는 게 대가…관객에 깨지며 배울 것" "코미디언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같은 큰 예술극장에선 공연할 수 없다는 얘기를 선배님들한테서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영준이 형이 우리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수도 있다고 했을 때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했죠."(곽범)
국내 첫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 소속 코미디언들이 다음 달 15∼17일 국내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극장 세종문화회관의 무대에 선다.
세종문화회관이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시리즈 공연 '싱크 넥스트 24'를 통해서다.
빵송국(곽범·이창호), 보따(조다현·김원식), 스낵타운(이재율·강현석), 유스데스크(유영우·구정모), 플러스마이너스(김영구·김진경)는 만담을, 김동하·대니초·손동훈·송하빈·이제규·코미꼬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각각 선보인다.
15일 서울 메타코미디클럽홍대에서 만난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는 "언젠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코미디 공연을 하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실현되기까지 몇 년은 더 걸릴 거라 예상했다"면서 "세종문화회관의 제의를 받고서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번 공연은 장르와 관객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세종문화회관이 메타코미디 측에 먼저 제안하며 성사됐다.
공공극장이 코미디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곽범은 "대한민국에서 코미디가 예술 장르로 인정받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그래미상 시상 분야에 코미디 앨범상이 따로 있고, 카네기홀에서도 스탠드업 공연이 열리는 등 코미디를 공연예술의 하나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엔터테인먼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형식은 콩트, 플랫폼은 방송 위주로 코미디를 접하다 보니 '코미디 공연' 자체가 익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정 대표는 "코미디에 대해 알리는 것도 코미디 회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미디 공연장을 만든 이유 역시 코미디가 얼마나 재밌는 건지 홍보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타코미디는 지난해 12월 공연장 메타코미디클럽홍대를 열어 '스탠드업어셈블'과 '만담어셈블' 등을 상연하고 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김동하는 "공연을 보러 많은 분이 찾아와주시지만, 아직은 생소한 장르지 않느냐"며 "(주류 코미디계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이방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스탠드업 공연 티켓이 매진된 걸 보니 현시대가 가장 원하는 코미디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만담꾼 이재율은 "매주 무대에 설 때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만담을 좋아하는 DNA가 있다고 느낀다"면서 "세종문화회관이라는 큰 확성기를 통해 만담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장소의 상징성 때문에 공연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도 따른다고 했다.
곽범은 "홍대에서 공연할 때는 무분별한 애드리브로 웃기는 게 많은데 이번엔 철저한 계산 아래 공연을 선보이려 한다"며 "솔직히 말하면 너무 어렵다"고 털어놨다.
김동하는 세종문화회관으로부터 개그의 '수위'를 조절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냐는 물음에 "만약 검열한다고 했다면 (처음부터) 공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코미디에는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며 "코미디언들은 웃기기 위한 수단으로 소재를 쓰는 것이지 소재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최근 메타코미디는 소속 팀 피식대학이 유튜브 콘텐츠에서 경북 영양 지역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어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당분간은 조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저희가 스스로를 검열하면서 수위를 맞춰야 할지 여부는 몇 년에 걸쳐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저희 기조가 '우리가 하는 농담이 불편해도 견디라'는 절대 아닙니다.
불편한 사람마저도 웃어버리게 만드는 게 코미디 대가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수준까지 도달하는 게 저희의 목적이지요.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저희 스킬(능력)이 모자란 걸 수도 있어요.
기술을 더 다듬으려면 관객과 만나서 깨지며 배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