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강자' 알엔투테크, 日 교세라에 도전장
비금속 물질인 세라믹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내열성이 우수한 재료로 꼽힌다. 세라믹 가공은 1200도 이상에서 이뤄지는데, 9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소성할 수 있는 재료를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이라고 한다. 구리, 은 등은 녹는점이 낮기 때문에 전극과 세라믹을 동시에 불에 구우려면 저온공정을 이용해야 한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알엔투테크놀로지는 LTCC 소재를 원천기술로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이효종 알엔투테크놀로지 대표(사진)가 서울대 재료공학과 박사과정 당시 소재를 개발했고 이를 사업화했다. LTCC는 고주파에서도 열을 잘 견디는 장점 덕분에 통신부품에 주로 활용된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통신부품 시장을 넘어 LTCC 소재 기술에 기반한 다층세라믹인쇄회로기판(MCP)을 제작해 모빌리티와 방위산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5일 경기 화성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단순히 플라스틱 인쇄회로기판(PCB)과 세라믹 PCB를 비교하면 플라스틱이 더 싸지만 다층(多層)화를 통해 층이 많아질수록 세라믹 PCB가 저렴해진다”며 “MCP는 교세라 등 일본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를 대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가 겨냥하는 분야는 방산과 전기차다. 작년부터 중동의 한 방산업체와 함께 MCP 제품 양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공급될 MCP 제품은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산 제품인 근거리 대공 방어용 정밀 유도 시스템에 대량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 완성차업체와 공동 개발 중인 전기차용 방열 기판은 새 먹거리다. 전력반도체 패키징용 세라믹 방열 기판은 전력을 변환하고 제어하는 장치에 쓰인다. 이 대표는 “PCB에 반도체 칩이 얹히는데 열이 많이 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반도체 칩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열을 방출하는 역할을 세라믹 방열기판이 할 수 있다”고 했다.

화성=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