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후 공식 해외순방 처음…뉴질랜드 방문은 취소
'암투병' 찰스3세, 10월 호주·사모아 방문…"제한적 활동"(종합)
암 치료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오는 10월 영연방 국가인 호주와 사모아를 방문한다.

찰스 3세가 암 진단을 받은 이후 공식 해외 순방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2022년 9월 국왕 즉위 이후 영국 외에 자신을 국가 원수로 삼는 14개국 중 하나를 찾는 것도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버킹엄궁은 찰스 3세가 커밀라 왕비와 함께 오는 10월 호주 정부 초청으로 호주 캔버라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찰스 3세는 호주 헌법상 국가 원수인 호주 국왕이다.

국왕이 호주를 찾는 것은 201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방문 이후 13년 만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재위 기간 호주를 16차례 방문했다.

찰스 3세가 마지막으로 호주를 찾은 것은 2018년이다.

그는 당시 왕세자 신분으로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코먼웰스 게임(영연방경기대회) 현장을 방문하는 등 15차례 호주를 찾았다.

찰스 3세는 17세이던 1966년 호주 팀버톱 질롱 그래머스쿨에서 두 학기를 보냈고, 1980년대에는 호주 총독에 취임하기를 희망할 만큼 호주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호주에서는 공화제 전환 주장이 활발해 그의 방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만큼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호주 방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찰스 3세가 호주 정부 관계자에게 "우리 부부가 호주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찰스 3세는 이번에 태평양 섬나라 사모아도 방문한다.

사모아에서는 10월 21∼25일까지 영연방 정상회의(CHOGM)가 열린다.

사모아는 영국 왕을 국가 원수로 삼고 있지는 않지만 56개 영연방국 중 하나다.

다만 인근 뉴질랜드는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뉴질랜드도 호주처럼 찰스 3세를 국가원수인 뉴질랜드 국왕으로 삼고 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국왕의 주치의가 회복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조언했기 때문에 뉴질랜드 방문 계획은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75세인 찰스 3세는 지난 2월 암 진단 사실을 공개했으며 지난 4월 말에야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암 진단 후 외국행으로는 지난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이웃 국가인 프랑스를 짧게 찾은 것이 유일하다.

찰스 3세의 10월 해외 방문은 당초 뉴질랜드를 포함해 3주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약 열흘로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국왕 부부가 호주에서 "제한적인 프로그램을 수행할 것"이라며 "국왕의 최근 활동이 그렇듯 호주와 사모아에서 일정은 의료진 조언에 달려 있으며 건강 문제로 필요하다면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