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워키에 뜬 스트롱맨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장 피격’으로 부상당한 지 하루 만인 14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도착했다. 이날 전당대회 행사장인 파이서브포럼의 대형 무대 스크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 밀워키에 뜬 스트롱맨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장 피격’으로 부상당한 지 하루 만인 14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도착했다. 이날 전당대회 행사장인 파이서브포럼의 대형 무대 스크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15일은 암살 미수 사건으로 불붙은 대선 승리를 향한 기세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날이다. 미국 공화당은 이날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나흘간 전당대회를 연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정식 지명되며,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도 공개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진영은 궁지에 몰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사건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강인한 모습을 보이며 고령 논란에 휘말린 바이든 대통령과 극명하게 대비돼서다. 암살 사건을 겪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전만큼 격렬한 비판을 하기도 어려워졌다.

경합주 위스콘신도 표밭으로

 '불사조' 트럼프 아래 뭉친 공화당…궁지 몰린 민주당, 네거티브 멈춰
밀워키 전당대회는 오는 11월 대선을 치를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정식 지명하는 자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했다. 17일 부통령 후보의 수락 연설,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요 공약도 함께 발표한다.

특히 밀워키가 있는 위스콘신주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경합주로 꼽혀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이곳에서 공화당이 승기를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뒤 곧바로 위스콘신주에서 전당대회가 열리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격렬한 지지 열기를 이어갈 수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살 미수로 부상당한 지 하루 만인 14일(현지시간) 밀워키에 도착했다. 그는 이날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제의 끔찍한 일로 인해 내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고 했으나 총격범 또는 암살 용의자가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중도층 확보에 박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양극단으로 치달은 정치 지형의 희생양이 됐다는 동정론을 활용해 중도층 표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이날 미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나라 전체와 세계 전체가 함께 뭉칠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밀워키에서 말할 예정이던 기존 연설문을 다시 썼다”며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기회이며, 내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도층 포용을 위해 밀워키 전당대회의 찬조 연설자 명단에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새롭게 포함하기도 했다.

당황한 민주당

민주당과 바이든 캠프는 선거 전략을 뿌리부터 바꿔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암살 미수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캠프 측은 잠시 정치적인 비판을 내려놓기로 했다. 바이든 캠프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는 TV 광고와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발송을 중단했다. 선거운동원들에게 ‘SNS와 공개 석상에서의 어떤 논평도 삼가라’고도 지시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