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 간 충돌이 발생했다.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무대에 오르자 일부 타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 꺼져라" 등 격한 감정을 분출하면서다.

15일 국민의힘은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이날 연설회에는 평소보다 많은 기동대와 형사 기동대 등 경찰병력 90여 명이 투입됐다.

소란은 한 후보가 무대에 오르면서부터 본격화했다. 일부 타 후보 지지자들이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 "꺼져라" 등을 외쳤다. 한 후보 지지자들이 제지에 나서면서 당원들 간 충돌이 벌어졌다.

이에 한 후보는 연설 도중 무대 가운데로 나와 참석자들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보일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다. 국민의힘 정치는 이 정도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저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는 것은 좋지만 다른 의견을 묵살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폭행하지 말아달라. 그거면 된다"고 했다.

또 "전당대회는 이견 속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길로 가야 한다"며 "앞으로 근거 없는 마타도어는 최소화하면서 혼탁해지는 것을 막고, 당의 화합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참석자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향해 손으로 'X'를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참석자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향해 손으로 'X'를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연설할 때, 일부 원 후보 지지자들이 저를 향해 ‘배신자’라고 구호를 크게 외치며 연설을 방해했다. 의자를 들어 던지기까지 했다"며 "저는 이견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견은 국민을 위해 좋은 답을 찾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며 "다만, 오늘처럼 동료시민을 다치거나 위험하게 하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우리는 함께 가는 사람들이다. 저는 함께 이기려고 정치하는 것"이라며 "지지자들 뿐 아니라, 오늘 연설을 방해하신 그분들과도 함께 가고, 함께 이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