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영양실조로 사람 못 알아보는 아이들 속출"
"가자 연료공급, 인도적 필요량 4분의1…물공급도 급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교전이 이어지는 가자지구에서 이달 들어 연료 공급량이 턱없이 모자라 식수와 위생 여건까지 악화했다고 유엔이 전했다.

15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CHA)에 따르면 이달 현재 가자지구에는 인도적 활동에 필요한 연료 필요량의 25%만 반입되고 있다.

교전이 발생한 작년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 내 전력이 차단되면서 외부에서 지원받은 연료로 전기를 만들고 의료시설과 차량, 제빵소 등을 가동해왔다.

그러나 교전이 격화할수록 이스라엘 당국의 연료 반입 제한은 더 엄격해졌다.

각종 구호품이나 의료품보다 연료 반입에 더 까다로운 태도를 보였다.

OCHA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가자지구에는 연료 98만7천970L(리터), 하루 평균 약 9만9천L가 들어왔다"며 "이는 인도적 활동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필요량인 40만L의 약 25%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료 부족은 곧바로 병원과 제빵소 운영에 타격을 주고, 식수 공급과 위생시설 가동에 심각한 제약을 가했다고 OCHA는 설명했다.

이달 첫 주 가자지구에서 전기로 가동하는 지하수 및 담수화 시설의 물 공급량은 직전 주 대비 각각 25% 및 31% 감소했다.

OCHA는 이달 들어 가자지구 주민들이 음용수와 세면, 취사에 필요한 물을 하루 평균 2∼9L 사용한다고 말했다.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들은 최소한의 물 사용량이 1인당 15L인데, 현재 가자지구 상황은 여기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한다.

피란민 이동이 잦아지면서 이들을 수용한 대피 시설의 위생 여건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OCHA는 주장했다.

OCHA는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학교 내 피란민 대피시설에는 1만4천명이 머물고 있는데 영양실조로 인해 사람을 못 알아보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화장실도 약 560명당 하나 꼴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