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 간 고성과 몸싸움이 오간 것과 관련, 나경원 당 대표 후보는 "한 후보의 출마 자체에, 이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한동훈 후보가) '이번에는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총선 비대위원장 당시 이미, 한 후보와 윤 대통령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불신과 갈등에 빠져 있었다"며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순간, 우리 보수는 한 지붕 두 가족, 따로 살림이 될 게 뻔해 보였다"고 개탄했다.

이어 "미래권력을 꿈꾸는 자는, 반드시 현재 권력을 지우고 부정하게 돼 있다"며 "한 후보의 특검 수용, 당무 개입과 국정농단 언론플레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 후보는 이미 본인 정치, 즉 대권 플랜을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 후보는 "정권 임기가 아직 3년 가까이 남았다"며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동력 회복, 국정 성공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동훈의 시간'이 절대 아니란 이야기다. 일러도 한참 이르다. 조급했다. 그리고 욕심이었다"며 "한 후보에게는 성찰, 성숙, 그리고 기다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오지 말았어야 할 후보, 한 번은 참았어야 할 후보가 너무 큰 혼란을 몰고 왔다"며 "여기에 원희룡 후보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어, 구태(의연)한 네거티브가 기름을 끼얹었다"고 했다.

나 후보는 "저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내년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재·보궐 선거에 한 후보를 대표 선수로 출격시키고 싶었다"며 "그래서 그가 정치권에 자연스럽게 복귀하고, 의회 정치를 몸으로 익히며 대선의 꿈을 기르기를 바랐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 파국을 수습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우리 당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후보는 현실적으로 저 나경원뿐"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원(오른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나경원(오른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편, 전날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일부 당원들이 한 후보가 무대에 오르자 "배신자, 꺼져라" 등을 외치며 당원들 간 충돌이 벌어졌다. 한 후보의 지지자들은 한 후보를 향해 욕설하는 당원들을 물리적으로 제재했고, 일부 당원은 의자를 집어 들기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제가 연설할 때, 일부 원 후보 지지자들이 저를 향해 ‘배신자’라고 구호를 크게 외치며 연설을 방해했다. 의자를 들어 던지기까지 했다. 저는 이견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견은 국민을 위해 좋은 답을 찾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며 "다만, 오늘처럼 동료시민을 다치거나 위험하게 하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 역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그러나, 타 후보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또한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 후보는 "지지하는 후보는 서로 달라도 우리는 동지"라며 "지금은, 특검과 탄핵 공세를 막기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뭉쳐 싸울 때"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