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락 교수 "남녀 모두 청소년기 HPV 백신 접종해 암·난임 발생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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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 배상락 의정부성모병원 교수
이달 초 6개 학회 입장문 발표
국가 백신접종에 남성 포함 필요
15세 이상 3명 중 1명 HPV 감염
정자 운동성 떨어져 난임 원인
세계서 1분마다 1명 관련 암 진단
만 11~12세 청소년 접종이 중요
이달 초 6개 학회 입장문 발표
국가 백신접종에 남성 포함 필요
15세 이상 3명 중 1명 HPV 감염
정자 운동성 떨어져 난임 원인
세계서 1분마다 1명 관련 암 진단
만 11~12세 청소년 접종이 중요
지난 11~13일 열린 아세아·오세아니아 여성생식기감염·종양학회(AOGIN)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에 관한 입장문이 발표됐다.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대한두경부외과학회 등 6개 학회가 참여한 입장문을 통해 의료진은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 생식기 사마귀, 음경암, 남성 불임 등 HPV 관련 질환 예방을 위해 성별에 상관없이 만 9~26세에게 HPV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백신 접종에 가장 적합한 연령은 11~12세다. 9~14세 아이들은 6개월 간격으로 백신을 두 번 맞고 15~26세는 1·6개월 간격으로 세 번 맞아야 한다. 27세 이상이라면 백신 접종 여부를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발표를 맡은 배상락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게서 백신 접종의 의미와 과제 등을 들어봤다.
▷6개 학회가 함께 입장문을 낸 게 이례적이다.
“지향점은 명확하다. HPV 탓에 생기는 암과 질병으로부터 미래 세대를 보호하는 것이다. 인구절벽 위기는 심각하다. 미래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백신을 통한 질병 예방은 필수적 선택이다. HPV는 발병하는 암 원인의 5%를 차지한다. 백신으로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기존에도 HPV 관련 학회 가이드라인은 있었다.
“HPV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해 현장에선 “조금 더 크면 접종하겠다”거나 “남자아이는 백신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오해가 쌓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1분마다 1명이 HPV 관련 암을 진단받는다. 지난해 9월 랜싯 글로벌헬스에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15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이 HPV에 감염됐다. 남녀 동시 접종이 중요하다. HPV는 성접촉을 통해 성별과 관계없이 파트너에게 전파될 수 있다. 여성에게 접종하는 것만으로는 집단면역 효과를 내기 어렵다.”
▷접종 시기도 중요하다.
“남녀 모두 만 11~12세 청소년기에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 성 접촉이 없는 청소년기에 접종했을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18세 남녀 청소년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도 모든 국가에서 남녀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남성의 HPV 질환 심각성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HPV는 생식기 사마귀, 두경부암, 항문암,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은 음경암과 생식능력을 저하시키는 약정자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HPV로 인한 남성 성기 사마귀 환자는 여자보다 많다. 국내 남성 성기 사마귀 환자는 2010년 2만953건에서 2019년 6만295건으로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난임·저출산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HPV에 감염되면 정자의 질, 운동성이 떨어진다. 항정자 항체 수치가 증가해 남성 난임 원인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HPV 감염 남성은 정자 수와 운동성에 이상이 있는 비율이 75% 정도로 미감염 남성(43.8%)보다 30%포인트 이상 높다.”
▷성인 접종 인식은 낮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1~2년 안에 자연적으로 소멸한다. 하지만 고위험 HPV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10년 이상 체내에 장시간 머물면 악성 종양이 된다. 남성은 여성보다 취약하다. HPV 감염 후 여성은 70% 정도에 자연 항체가 생기지만 남성은 이 비율이 20~30%가량이다. 더욱이 남성은 HPV 선별 검사법이 없다. 감염돼도 무증상이기 때문에 질환으로 발병된 뒤 병원을 찾는다. 여성은 자궁경부 도말 검사로 미리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8개국 중 33개국은 NIP에 남성 HPV 백신 접종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은 2·4가 백신을 여성 청소년만 지원하는 3개국(한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중 하나다.”
▷정부도 예산 검토에 들어갔다.
“HPV는 감염 후 질환 발병까지 20~30년 정도 걸려 비용효과를 입증하는 게 까다롭다. 남성의 불임과 난임 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까지 모두 포함하는 비용·효과성 모델링은 만드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NIP 사업 결정은 사회적 요구, 문화와 인식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성기 사마귀, 요로생식기 감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고위험군인 HPV 6번(57.8%)과 11번(19.94%)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20~35세는 고위험군 HPV 동반 감염 비율이 50%를 넘는다는 것을 확인해 2022년 요로생식기감염학회에서 우수 초록상을 받았다. 이를 통해 남성 청소년의 HPV 백신 접종이 성기 사마귀 예방에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성기 사마귀, 요로생식기 감염은 환자 삶의 질에 직접 영향을 주지만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올해부터 요로생식기감염학회 남성HPV백신접종위원회를 담당하게 됐다. 남성의 HPV 질환 예방에 대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백신 접종에 가장 적합한 연령은 11~12세다. 9~14세 아이들은 6개월 간격으로 백신을 두 번 맞고 15~26세는 1·6개월 간격으로 세 번 맞아야 한다. 27세 이상이라면 백신 접종 여부를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발표를 맡은 배상락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게서 백신 접종의 의미와 과제 등을 들어봤다.
▷6개 학회가 함께 입장문을 낸 게 이례적이다.
“지향점은 명확하다. HPV 탓에 생기는 암과 질병으로부터 미래 세대를 보호하는 것이다. 인구절벽 위기는 심각하다. 미래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백신을 통한 질병 예방은 필수적 선택이다. HPV는 발병하는 암 원인의 5%를 차지한다. 백신으로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기존에도 HPV 관련 학회 가이드라인은 있었다.
“HPV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해 현장에선 “조금 더 크면 접종하겠다”거나 “남자아이는 백신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오해가 쌓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1분마다 1명이 HPV 관련 암을 진단받는다. 지난해 9월 랜싯 글로벌헬스에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15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이 HPV에 감염됐다. 남녀 동시 접종이 중요하다. HPV는 성접촉을 통해 성별과 관계없이 파트너에게 전파될 수 있다. 여성에게 접종하는 것만으로는 집단면역 효과를 내기 어렵다.”
▷접종 시기도 중요하다.
“남녀 모두 만 11~12세 청소년기에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 성 접촉이 없는 청소년기에 접종했을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18세 남녀 청소년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도 모든 국가에서 남녀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남성의 HPV 질환 심각성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HPV는 생식기 사마귀, 두경부암, 항문암,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은 음경암과 생식능력을 저하시키는 약정자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HPV로 인한 남성 성기 사마귀 환자는 여자보다 많다. 국내 남성 성기 사마귀 환자는 2010년 2만953건에서 2019년 6만295건으로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난임·저출산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HPV에 감염되면 정자의 질, 운동성이 떨어진다. 항정자 항체 수치가 증가해 남성 난임 원인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HPV 감염 남성은 정자 수와 운동성에 이상이 있는 비율이 75% 정도로 미감염 남성(43.8%)보다 30%포인트 이상 높다.”
▷성인 접종 인식은 낮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1~2년 안에 자연적으로 소멸한다. 하지만 고위험 HPV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10년 이상 체내에 장시간 머물면 악성 종양이 된다. 남성은 여성보다 취약하다. HPV 감염 후 여성은 70% 정도에 자연 항체가 생기지만 남성은 이 비율이 20~30%가량이다. 더욱이 남성은 HPV 선별 검사법이 없다. 감염돼도 무증상이기 때문에 질환으로 발병된 뒤 병원을 찾는다. 여성은 자궁경부 도말 검사로 미리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8개국 중 33개국은 NIP에 남성 HPV 백신 접종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은 2·4가 백신을 여성 청소년만 지원하는 3개국(한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중 하나다.”
▷정부도 예산 검토에 들어갔다.
“HPV는 감염 후 질환 발병까지 20~30년 정도 걸려 비용효과를 입증하는 게 까다롭다. 남성의 불임과 난임 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까지 모두 포함하는 비용·효과성 모델링은 만드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NIP 사업 결정은 사회적 요구, 문화와 인식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성기 사마귀, 요로생식기 감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고위험군인 HPV 6번(57.8%)과 11번(19.94%)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20~35세는 고위험군 HPV 동반 감염 비율이 50%를 넘는다는 것을 확인해 2022년 요로생식기감염학회에서 우수 초록상을 받았다. 이를 통해 남성 청소년의 HPV 백신 접종이 성기 사마귀 예방에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성기 사마귀, 요로생식기 감염은 환자 삶의 질에 직접 영향을 주지만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올해부터 요로생식기감염학회 남성HPV백신접종위원회를 담당하게 됐다. 남성의 HPV 질환 예방에 대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