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외선에 오랜 시간 노출땐 눈병 위험…모자·선글라스 반드시 착용을
자외선 노출이 늘어나는 여름엔 안 질환 위험이 커진다. 강한 자외선은 눈 노화를 촉진한다.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이나 눈 안쪽에 있는 망막까지 손상될 수 있다. 심하면 황반변성, 백내장 등 중증 안질환이 생기고 시력 감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자외선 차단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황규연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16일 “햇빛처럼 강한 빛은 황반부 시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직접 쳐다보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강한 자외선 노출 탓에 생기는 대표적인 안질환 중 하나는 자외선 각막염이나 각막화상으로도 불리는 광각막염이다. 광각막염은 피부가 화상을 입는 것처럼 각막상피세포에 일시적으로 화상 증상이 생기는 급성 안질환이다. 염증도 동반한다.

각막은 화상을 입어도 순간적으로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 반나절 정도가 지난 뒤에 눈이 따갑거나 가려움, 통증, 이물감, 눈부심, 눈 시림,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심하면 눈물이 계속 흐르고 충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계속 방치하면 손상된 각막 탓에 2차 세균 감염이 진행될 수 있다. 실명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증상이 있다면 바로 안과를 찾아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안과를 방문하기 전 응급처치가 필요하다면 냉찜질하거나 인공눈물을 넣는 게 도움이 된다.

자외선 탓에 생기는 또 다른 안과 질환 중 하나는 백내장이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이다. 심하면 점차 시력이 떨어지고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백내장은 노화 탓에 생기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흔하다. 이외에 주요 외부 요인을 꼽는다면 자외선이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눈 속에 활성산소가 생긴다. 산화 균형이 깨지면서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되면 백내장이 진행될 수 있다. 백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자외선이 수정체 노화를 촉진해 백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백내장이 발병했다면 진행을 늦추는 약물 치료를 하거나 진행 경과에 따라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익상편으로도 불리는 군날개는 눈동자의 흰자위에서 각막 쪽으로 섬유혈관 조직이 증식해 검은 눈동자가 삼각형 모양으로 하얗게 변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질환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군날개 증상은 야외 활동이 잦은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선 강한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는 게 군날개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엔 증상이 없지만, 조직이 증식해 크기가 커지면 이물감, 통증, 충혈, 눈 시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크기가 너무 커지면 수술해야 한다.

황 전문의는 “자외선이 강한 낮 시간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외출해야 할 땐 가급적 챙이 있는 모자를 착용하거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쓰는 게 좋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