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리니지 같던 시대는 갔다"…게임업계의 '깜짝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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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 벗어나 여러 장르 신작 출시
엔씨, 난투형 액션·스위칭 RPG 신작 공개
넥슨·카겜·크래프톤도 장르 다양화 박차
엔씨, 난투형 액션·스위칭 RPG 신작 공개
넥슨·카겜·크래프톤도 장르 다양화 박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아닌 새로운 장르로 플레이어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 열린 국내 최대 게임 행사 '지스타'에서 밝힌 포부다. 엔씨는 대표 IP인 '리니지' 시리즈의 성공으로 국내 MMORPG 시대를 이끈 만큼 당시 김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MMORPG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엔씨는 지난달 새로운 장르인 난투형 액션 신작 '배틀크러쉬'를 선보인 데 이어 자체 개발 중인 신작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다음 달 28일 한국과 일본, 대만에 동시 출시한다.
'리니지 라이크'란 단어를 만들어 내며 MMORPG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과거가 무색하게 엔씨는 주요 게임들의 부진으로 창사 이후 가장 혹독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락인 효과가 확실한 '리니지M'이 여전히 매출을 끌어주고 있지만 현재 엔씨의 실적 부진의 요소들로 꼽히는 '리니지2M', '리니지W', 지난해 최고 기대작이었지만 흥행에 실패한 '쓰론앤리버티(TL)'는 모두 MMORPG 장르다.
10년 만의 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엔씨는 새로운 장르의 신작들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층을 확대하는 등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3920억원, 영업손실 63억원, 순이익 66억원으로 약 10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시장 추정치인 46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작의 경우에도 업데이트가 있었던 리니지M을 빼면 매출 감소세가 이어져 전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줄었다"고 평가했다. 넥슨도 지난 2일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디센던트를 선보였다. 루트슈터는 RPG에 총기 기반 슈팅게임의 재미가 합쳐진 장르로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선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 달 신작 RTS '스톰게이트'의 얼리 액세스 출시와 함께 액션 RPG '가디스오더' 핵앤슬래시 '패스오브액자일2'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크래프톤도 익스트랙션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연내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진행된 한국 게릴라 테스트 이후 다음 달 글로벌 대규모 테스트를 열 계획이다.
MMORPG 장르는 지난해부터 침체기에 들어섰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 타워가 발표한 '2023년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MMORPG의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2023년 69.5%로 전년(78.3%)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MMORPG의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비슷한 게임의 반복적 출시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이용자 피로도 증가를 꼽았다. 여기에 주요 과금모델(BM)인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이 더해지자 해당 장르에 대한 반감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게임사들은 장르 다양화와 함께 '배틀 패스'와 '게임 내 꾸미기 아이템'등 을 주요 BM으로 설정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MORPG 중심으로 돌아가던 국내게임업계에서 주요 게임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모습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며 "게임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을 위해 글로벌 흥행 여부 또한 매우 중요해진 만큼 과금모델도 '패스'(기간 한정 정액형 상품) 위주로 구성하거나 계절성 아이템, 패키지 판매 등으로 수익에서도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현재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MMORPG 시작이 위축돼 해당 BM에 크게 의존했던 부분들을 전면 재검토 하거나 방향을 선회하는 등 큰 틀에서 변화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 BM이었던 확률형아이템과 페이투윈(현금을 많이 쓴 사람이 게임에서 이기는 구조) 시스템은 사실상 기형적 구조였기 때문에 게이머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게임사들이 장르 다양화에 돌입하는 건 게임사와 게이머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 열린 국내 최대 게임 행사 '지스타'에서 밝힌 포부다. 엔씨는 대표 IP인 '리니지' 시리즈의 성공으로 국내 MMORPG 시대를 이끈 만큼 당시 김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MMORPG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리니지라이크' 시대 저무나…주요 게임사 장르 다양화 돌입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를 포함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MMORPG 중심의 게임 개발에서 루트슈터, 실시간전략수행(RTS) 장르 등의 신작을 출시하며 장르를 다양화하고 있다.엔씨는 지난달 새로운 장르인 난투형 액션 신작 '배틀크러쉬'를 선보인 데 이어 자체 개발 중인 신작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다음 달 28일 한국과 일본, 대만에 동시 출시한다.
'리니지 라이크'란 단어를 만들어 내며 MMORPG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과거가 무색하게 엔씨는 주요 게임들의 부진으로 창사 이후 가장 혹독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락인 효과가 확실한 '리니지M'이 여전히 매출을 끌어주고 있지만 현재 엔씨의 실적 부진의 요소들로 꼽히는 '리니지2M', '리니지W', 지난해 최고 기대작이었지만 흥행에 실패한 '쓰론앤리버티(TL)'는 모두 MMORPG 장르다.
10년 만의 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엔씨는 새로운 장르의 신작들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층을 확대하는 등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3920억원, 영업손실 63억원, 순이익 66억원으로 약 10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시장 추정치인 46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작의 경우에도 업데이트가 있었던 리니지M을 빼면 매출 감소세가 이어져 전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줄었다"고 평가했다. 넥슨도 지난 2일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디센던트를 선보였다. 루트슈터는 RPG에 총기 기반 슈팅게임의 재미가 합쳐진 장르로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선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 달 신작 RTS '스톰게이트'의 얼리 액세스 출시와 함께 액션 RPG '가디스오더' 핵앤슬래시 '패스오브액자일2'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크래프톤도 익스트랙션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연내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진행된 한국 게릴라 테스트 이후 다음 달 글로벌 대규모 테스트를 열 계획이다.
"구글 앱스토어 게임 매출 상위 20개 중 MMORPG 4개 불과"
게임사들의 이러한 변화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MMORPG 장르가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구글 앱스토어 매출 상위 20개 게임 중 MMORPG 장르는 4개에 불과하다.MMORPG 장르는 지난해부터 침체기에 들어섰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 타워가 발표한 '2023년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MMORPG의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2023년 69.5%로 전년(78.3%)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MMORPG의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비슷한 게임의 반복적 출시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이용자 피로도 증가를 꼽았다. 여기에 주요 과금모델(BM)인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이 더해지자 해당 장르에 대한 반감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게임사들은 장르 다양화와 함께 '배틀 패스'와 '게임 내 꾸미기 아이템'등 을 주요 BM으로 설정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MORPG 중심으로 돌아가던 국내게임업계에서 주요 게임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모습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며 "게임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을 위해 글로벌 흥행 여부 또한 매우 중요해진 만큼 과금모델도 '패스'(기간 한정 정액형 상품) 위주로 구성하거나 계절성 아이템, 패키지 판매 등으로 수익에서도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현재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MMORPG 시작이 위축돼 해당 BM에 크게 의존했던 부분들을 전면 재검토 하거나 방향을 선회하는 등 큰 틀에서 변화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 BM이었던 확률형아이템과 페이투윈(현금을 많이 쓴 사람이 게임에서 이기는 구조) 시스템은 사실상 기형적 구조였기 때문에 게이머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게임사들이 장르 다양화에 돌입하는 건 게임사와 게이머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