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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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가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올들어 지지부진하던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대로 올라섰고, 북미 채권형 펀드도 추세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올해 채권 순매수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9월 美 기준금리 인하 확률 90%”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3.157%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월 29일 3.183%로 바닥을 찍고 올해 4월 26일 3.735%로 높아졌다. 이후 하락 흐름으로 돌아서 최근에는 지난해 말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지난해 12월 27일 3.789%에서 올해 4월 25일 4.704%로 급등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4.222%로 집계됐다.

올 1분기 금리가 급등했던 건 예상보다 강한 물가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시작 시점이 뒤로 밀린 게 원인이었다. 당초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 1분기에 기준금리를 첫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3분기가 된 지금까지도 이는 현실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가 진정 기미가 더 확실해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재차 힘을 얻었고, 이에 따라 시장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89.4%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2분기 이후 개선되고 있다.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지난 4월 -0.20%에서 이달 15일 2.20%로 플러스 전환했다. 북미 채권형 펀드는 이 기간 -4.06%에서 -1.33%로 손실 폭을 줄였다. 북미 채권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최근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 불안으로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지난달 말에는 3.14%까지 뛰었다.

수익률 개선세 내년까지 이어질 듯

"이게 얼마 만이냐"…'채권 개미들' 드디어 탈출 성공
전문가들은 채권형 펀드 수익률 개선 추이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되고 있고, 주거비가 진정됨에 따라 개인소비지출(PCE)도 이런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업률도 2년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연초에 시장에 퍼졌던 Fed의 3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막연한 기대에 의존하는 바가 컸지만, 최근 퍼진 올 하반기 인하 전망은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전망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채권에 큰 돈을 넣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국내 및 북미 채권형 펀드에 들어온 돈은 각각 2조7026억원, 5339억원이다. 개별 채권에 대한 개인의 직접 매수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연초부터 이달 15일까지 개인의 채권 직접 투자금액(순매수)은 24조7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629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개인의 연간 채권 순매수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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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지만 일부 수출주를 빼면 내수주 등 다른 기업 이익은 불안하다”며 “고용률 하락, 소상공인 대출 연채율 상승 등에서 보이듯 최근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침체가 오면 원화 약세에 따라 환율이 높아져 미국 채권 투자자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무역 마찰 등이 초리돼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