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남북경협 관련 종목들 주가가 급등락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태 이후 ‘단타’를 노리는 투자자들 수요가 몰리면서다. 특별한 연관 없이도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며, 시가총액이 영세한 상장사들 주가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투자 주의가 당부된다.

17일 인디에프는 오전 10시 기준 11.47% 상승한 826원에 거래됐다. 총격 사태 직후인 지난 15일 가격제한폭(29.83%)에 도달한 데 이어, 전날엔 장 초반 23.4% 올랐다가 13.33% 급락한 종목이다. 지난 12일 409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이날 620억원까지 늘었다. 전날 9.1~15.8% 올랐던 삼부토건(2.85%) 현대엘리베이터(-0.1%) 일신석재(-6.26%) 주가는 엇갈렸다. 이 중 시가총액이 1160억원으로 가장 작은 일신석재는 지난 15일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뒤, 전날 오전엔 11.01%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그대로 반납하는 등 주가 변화가 특히 심했다.

남북경협 관련주는 대선·총선 관련주와 함께 급등락이 잦은 대표적 테마주로 손꼽힌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유세장 피격’ 사건으로 당선 가능성이 크게 올랐다고 판단하고 관련주 찾기에 돌입했다. 주가가 오르내린 종목들은 그간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트럼프 수혜주로 언급되던 상장사들이다. 여러 차례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 ‘한탕 심리’가 자극됐다는 평가다.

특히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일수록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인디에프는 세아그룹 계열의 의류회사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던 점이 이 회사 주가를 끌어올렸다. 인디에프는 2008년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이력이 있다. 개성공단은 8년 전인 2016년 폐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을 통해 “개성공단을 재개하기엔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일신석재는 지분 41.32%를 통일교 재단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유지재단’이 보유했다는 이유로 주가가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벌인 강연 활동이 상승 재료다. 지난해 7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0만달러(약 28억원)를 받고 통일교 행사에서 두 차례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석공 사업을 펴는 업체의 실적과는 관련성이 떨어짐에도 기대감이 몰렸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테마주는 모두가 호재와 기업 실적이 별 연관이 없다는 점을 알고도 베팅하는 위험한 투자”라며 “매도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아낼 자신이 없다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