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버블 우려…동일비중 ETF로 대응하라"
“미국 주식 투자 붐은 시작 단계입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부문 대표(사진)는 16일 “투자자들의 주식 이민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역대 최대인 128조원으로 늘어났다. 5년 만에 약 열 배 급증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 비해 해외 주식 투자가 늘었지만 여전히 국내 가계 자산의 80%는 부동산에 묶여 있다”며 “국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성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미국 증시로 흘러가는 돈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자산 배분 효율성과 기업의 주주친화 경영을 꼽았다. 그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약 51%를 차지하는 미국에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미국에 상장된 기업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주들이 가만히 있어도 지분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10년 평균 주주환원율이 92%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29%)의 세 배다.

김 대표는 미국 증시를 견인하는 빅테크(거대기술)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 쏠림 현상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S&P500지수에서 M7의 시가총액 비중은 약 32%에 달한다. 김 대표는 “S&P500지수에서 대형주 비중은 1970년 이후 55년 만의 최고치”라며 “오는 23일 출시하는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 ETF처럼 시가총액과 상관없이 S&P500지수에 포함된 500개 종목을 모두 동일한 비중으로 담은 상품으로 기술주 버블 우려에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S&P500동일가중 지수는 기존 S&P500지수 대비 508%포인트의 초과 성과를 냈다. 분기별 리밸런싱을 통해 오른 주식은 비싸게 팔고, 내린 주식은 싸게 사는 효과를 내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