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위믹스 생태계 ‘대수술’에 나섰다. 지난 3월 위메이드 창업자인 박관호 회장이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블록체인과 게임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갑 대신 페이…박관호, 위믹스부터 손본다

위믹스 페이·위퍼블릭으로 사업 정비

위메이드는 위믹스재단이 새로운 서비스 위믹스 페이를 공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위믹스 페이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제공 중인 콘텐츠를 암호화폐 위믹스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연내 출시가 목표다.

위믹스 페이는 ‘프라임 포인트’와 ‘플레이 토큰’으로 구성된다. 프라임 포인트는 개인이 위믹스 플레이에서 지출할 때마다 쌓인다. VIP 패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얼리 액세스 기회 등 다양한 혜택으로 교환할 수 있다. 플레이 토큰은 게임에서 위믹스 페이를 통해 발생한 매출과 연동해 발행된다. 게임에서 얻은 재화를 합성해 만든 유틸리티 토큰(리플렉트)과 바꾸거나 하반기 출시하는 게임 커뮤니티 참여 등으로 얻을 수 있다. 게임 내 혜택이나 독점 콘텐츠 이용권으로 교환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위믹스 페이가 많이 이용될수록 유저에게 돌아가는 혜택과 가치가 함께 늘어난다”며 “위믹스 페이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최고 4~5%는 위믹스를 사들이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믹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각종 투표를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위퍼블릭도 내년에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믹스 페이와 위퍼블릭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연속 적자에 위믹스 시세도 부진

성과가 부진하거나 다른 서비스와 겹치는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 중이다. 위메이드는 최근 미르M 글로벌판과 우나월렛 등 주력으로 내세우던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미르M은 위메이드의 대표 지식재산(IP)인 미르에 위믹스 기반 토큰 경제를 적용한 게임이다. 위믹스 플레이의 간판 게임으로 2022년 7월 출시 당시 동시 접속자가 6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달 우나월렛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여러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을 하나의 지갑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내세웠지만 출시 6개월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위메이드의 사업 재정비는 12년 만에 복귀한 박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2000년 2월 위메이드를 설립한 그는 2012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지원 업무에 주력했지만, 올해 3월 다시 대표이사를 맡았다.

박 회장의 복귀는 회사 내외부를 둘러싼 리스크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회사는 2022년 -849억원, 지난해 -1104억원 등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위믹스 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것도 부담이다. 작년 12월 빗썸 재상장 당시 5000원대이던 위믹스 가격은 16일 오후 기준 1700원대를 기록 중이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조직 구조 재편과 리스크 관리 강화, 비용 최적화를 기반으로 한 수익화 중심의 블록체인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위믹스 생태계와 위메이드의 장기 성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