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의 장미' 日 원작자 "문화는 교류 통해 이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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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이케다 리요코, 한국 창작 뮤지컬 초연 앞두고 내한
"한국 배우 춤·노래 뛰어나 기대…조수미 동경해와"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한국의 30∼40대 여성이라면 멜로디만 들어도 곧장 가사가 떠오르는 이들이 꽤 될 이 노래는 1993년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베르사유의 장미' 주제곡이다.
이케다 리요코(77)가 1972년 연재를 시작한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당시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사랑받은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는 TV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극장판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여성 극단 '다카라즈카 가극단'의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반세기 넘게 명맥을 이어왔다.
한국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만화를 뼈대로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어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아직도 '베르사유의 장미'를 기억하고 사랑해주시는데, 뮤지컬로 공연까지 돼 작가로서 무척 기쁩니다.
오늘 공연이 매우 기대돼요.
"
첫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케다는 16일 충무아트센터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국 배우들은 모두 춤과 노래가 뛰어나 비결을 묻고 싶을 정도"라며 "의상도 손으로 정성 들여 만든 것 같아 감동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왕실 근위대 장교가 돼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는 남장여자 오스칼과 신분의 차이로 인해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기며 그의 곁을 지키는 앙드레의 사랑을 그린다.
원작이 유명한 만큼 제작이 발표됐을 때부터 뮤지컬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이케다는 '베르사유의 장미'가 지닌 어떤 매력 때문에 한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것은 만화의 독자들만이 아실 것"이라며 웃었다.
"'베르사유의 장미'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어요.
대만,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방영해서 팬클럽이 생겼지요.
프랑스 팬들과 이탈리아 팬들은 누가 먼저 팬클럽을 만들었느냐를 두고 지금도 싸울 정도입니다, 하하. 세계 어디를 가서도 이 만화의 작가라고 하면 저 같은 평범한 아줌마를 엄청나게 환영해줍니다.
"
그러나 연재 초기만 해도 로맨스와 역사를 결합한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주위에선 이 작품이 실패할 거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이케다는 "순정 만화 장르에서 역사물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하지만 1화를 그릴 때부터 크게 히트할 거라고 확신했다"고 돌아봤다.
그가 이 작품을 그리게 된 건 프랑스 혁명의 중심에 선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매료됐기 때문이다.
앙투아네트에게 '희대의 악녀' 같은 멸칭이 따라다닐 때였지만, 그의 순수함과 파란만장한 인생에 끌렸다고 한다.
"보통 앙투아네트를 나쁜 여자라고 배우잖아요.
예전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일본에 왔을 때 한 젊은 수행원 한 명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저를 보고 '당신의 작품을 통해 프랑스 혁명을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베르사유의 장미'의 팬들은 프랑스 혁명에 대해서만큼은 역사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얘기도 해줬습니다.
굉장히 기뻤어요.
"
프랑스 정부는 2008년 프랑스 문화와 역사를 알린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케다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47세의 나이로 음악대학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하는 동안 "소프라노 조수미를 동경했다"고 돌아봤다.
이케다는 2007년 방송한 MBC TV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일본판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역사 저서 '역사의 그림자 속 남자들'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역사에서 일본과 한국이 이어지는 부분을 조사하고 글을 썼어요.
많은 영웅이 있는데 (일본인은) 잘 모르고 있지요.
일본어에 한국어 흔적이 남은 단어도 많지만,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문화는 교류를 통해 서로의 좋은 점을 꺼내고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왔다 갔다 하며 형태를 바꾸고, 전해 내려가는 것이지요.
"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이날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3일까지 대장정을 이어간다.
뮤지컬계 톱스타 옥주현과 김지우·정유지가 오스칼 역을, 이해준·김성식·고은성이 앙드레 역을 각각 소화한다.
연출과 작사·극작은 왕용범이, 작곡과 음악감독은 이성준이 맡았다.
/연합뉴스
"한국 배우 춤·노래 뛰어나 기대…조수미 동경해와"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한국의 30∼40대 여성이라면 멜로디만 들어도 곧장 가사가 떠오르는 이들이 꽤 될 이 노래는 1993년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베르사유의 장미' 주제곡이다.
이케다 리요코(77)가 1972년 연재를 시작한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당시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사랑받은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는 TV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극장판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여성 극단 '다카라즈카 가극단'의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반세기 넘게 명맥을 이어왔다.
한국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만화를 뼈대로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어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아직도 '베르사유의 장미'를 기억하고 사랑해주시는데, 뮤지컬로 공연까지 돼 작가로서 무척 기쁩니다.
오늘 공연이 매우 기대돼요.
"
첫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케다는 16일 충무아트센터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국 배우들은 모두 춤과 노래가 뛰어나 비결을 묻고 싶을 정도"라며 "의상도 손으로 정성 들여 만든 것 같아 감동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왕실 근위대 장교가 돼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는 남장여자 오스칼과 신분의 차이로 인해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기며 그의 곁을 지키는 앙드레의 사랑을 그린다.
원작이 유명한 만큼 제작이 발표됐을 때부터 뮤지컬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이케다는 '베르사유의 장미'가 지닌 어떤 매력 때문에 한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것은 만화의 독자들만이 아실 것"이라며 웃었다.
"'베르사유의 장미'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어요.
대만,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방영해서 팬클럽이 생겼지요.
프랑스 팬들과 이탈리아 팬들은 누가 먼저 팬클럽을 만들었느냐를 두고 지금도 싸울 정도입니다, 하하. 세계 어디를 가서도 이 만화의 작가라고 하면 저 같은 평범한 아줌마를 엄청나게 환영해줍니다.
"
그러나 연재 초기만 해도 로맨스와 역사를 결합한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주위에선 이 작품이 실패할 거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이케다는 "순정 만화 장르에서 역사물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하지만 1화를 그릴 때부터 크게 히트할 거라고 확신했다"고 돌아봤다.
그가 이 작품을 그리게 된 건 프랑스 혁명의 중심에 선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매료됐기 때문이다.
앙투아네트에게 '희대의 악녀' 같은 멸칭이 따라다닐 때였지만, 그의 순수함과 파란만장한 인생에 끌렸다고 한다.
"보통 앙투아네트를 나쁜 여자라고 배우잖아요.
예전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일본에 왔을 때 한 젊은 수행원 한 명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저를 보고 '당신의 작품을 통해 프랑스 혁명을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베르사유의 장미'의 팬들은 프랑스 혁명에 대해서만큼은 역사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얘기도 해줬습니다.
굉장히 기뻤어요.
"
프랑스 정부는 2008년 프랑스 문화와 역사를 알린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케다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47세의 나이로 음악대학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하는 동안 "소프라노 조수미를 동경했다"고 돌아봤다.
이케다는 2007년 방송한 MBC TV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일본판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역사 저서 '역사의 그림자 속 남자들'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역사에서 일본과 한국이 이어지는 부분을 조사하고 글을 썼어요.
많은 영웅이 있는데 (일본인은) 잘 모르고 있지요.
일본어에 한국어 흔적이 남은 단어도 많지만,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문화는 교류를 통해 서로의 좋은 점을 꺼내고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왔다 갔다 하며 형태를 바꾸고, 전해 내려가는 것이지요.
"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이날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3일까지 대장정을 이어간다.
뮤지컬계 톱스타 옥주현과 김지우·정유지가 오스칼 역을, 이해준·김성식·고은성이 앙드레 역을 각각 소화한다.
연출과 작사·극작은 왕용범이, 작곡과 음악감독은 이성준이 맡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