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경.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경.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고분양가 논란에 미계약 물량이 대거 발생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콧대가 높아졌다. 높아진 공사비에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입주권 가격도 신고가를 거듭 경신하는 모양새다.

16억대 머물던 전용 84㎡ 입주권, 23억으로 '껑충'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달 26일 22억97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이 면적대 일반 분양가는 12억3600만~13억2000만원이다. 10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로 알려진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1만2032가구 규모로 오는 11월 27일 입주를 앞두고 있다.

2022년 12월 본청약을 진행한 이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3.7대 1을 기록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 고분양가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약 900가구에 달하는 미계약 물량이 쏟아지며 이듬해 무순위 청약까지 거쳐야 했다.

청약 결과가 부진해 보이자 전용 84㎡ 입주권 가격은 지난해 초 16억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로 상승을 거듭하며 거래마다 신고가를 쓰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8억6400만원(17층)으로 거래를 시작해 3월 20억1300만원(9층)에 팔리며 20억원을 넘어섰다. 4월에는 21억원(18층)에 손바뀜됐고, 6월에는 22억7300만원(28층)에 매매돼 22억원도 넘어서는 등 신고가를 거듭 경신했다.

전용 95㎡ 입주권도 지난달 24억원(2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19억8400만원(6층)에 팔렸지만, 3월 22억1800만원(23층)까지 뛰어올랐다.

4월에는 23억원(18층)을 넘어섰고 지난달 22일 23억5400만원(17층)으로 신고가를 썼는데, 4일 만에 재차 갈아치운 것이다. 전용 134㎡ 입주권 역시 지난달 29억5000만원(8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올림픽파크 포레온 관련 상담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올림픽파크 포레온 관련 상담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둔촌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최근 들어 입주권 호가는 25억원을 넘어섰다"며 "매수 문의가 많고 서울 분양가도 높아지니 프리미엄 10억원도 부족하다는 조합원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1267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02% 급등했다. 3.3㎡ 기준으로는 4190만4000원인데,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분양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현시점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공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도 있다"며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1만2000가구 규모 매머드급 단지인데다 이미 11월 입주가 예정된 완공 단지라는 점에서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분담금 부담에도…"서울 신축 아파트 강세"

입주권은 분양권과 달리 조합원 물량이기에 로열층, 로열동(RR) 위주로 구성되고 유상 옵션이 기본으로 적용되는가 하면 자재도 고급화해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많다. 전매 제한이나 실거주 의무 등 규제가 없다는 점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다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는 만큼 향후 억대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권의 경우 전매는 가능하지만 2년의 실거주 기간을 채워야 하기에 아직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불가능한 상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입주권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신축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는 이유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신축 대단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올림픽파크 포레온 가격이 인근 비슷한 규모 대단지 아파트인 송파구 '헬리오시티'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각각 1만8000가구, 3만3000가구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도 2026년부터는 1만 가구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심 소장은 "4월부터 서울 집값이 추세적으로 상승을 시작해 아직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며 "공사비와 분담금 이슈로 재건축도 위축되고 있어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권 가격도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인근 기축 아파트 가격도 키 맞추기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