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들 이 신발 신더니"…나이키 빈자리 채웠다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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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브랜드' 아디다스의 환골탈태
머쓱해진 '1위 브랜드' 나이키
머쓱해진 '1위 브랜드' 나이키
‘지루한 브랜드’ 취급받던 아디다스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푸마 출신의 비외른 굴덴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를 구원투수로 내세운 아디다스는 골칫덩이였던 재고를 과감하게 털어내고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발빠르게 제품에 접목시키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에 비해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눈에 띄는 신제품 부재와 판매 채널 혼선으로 주식 시장에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힙합 가수 예(옛 칸예 웨스트)와 협업한 브랜드 이지(Yeezy) 제품을 제외하면 매출이 16% 증가한 것”이라며 “이지 제품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0년 가까이 예와 협업하던 아디다스는 스테디셀러인 이지 브랜드가 타격을 입으면서 악성 재고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재고 처리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9년간 푸마를 이끌던 굴덴 CEO를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아울렛 매장 등을 통해 대규모로 이지 제품을 처분하고 반유대주의·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바 스니커즈에 스웨이드 등 다양한 소재를 접목하고 디자인 변형을 시도해 올해까지 인기몰이를 했다. 이와 함께 희소한 제품을 찾는 젊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한정판 상품을 내놓고 새로운 색상도 추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아디다스의 성장 모멘텀(동력)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 시장에서 아디다스 주가는 올 들어 25% 치솟았다. 아디다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역시 이날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 이후 2.7% 상승했다.
앞으로 실전 전망도 어둡다. 나이키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회에서 2025회계연도(2024년 6월~2025년 5월) 매출이 전년에 비해 한 자릿수 중반대 감소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 직후 투자자들은 투매 수준으로 나이키 주식을 내다팔기도 했다. 나이키 주가는 2021년만 해도 17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올 들어선 100달러 밑으로 떨어져 70달러선에서 머물고 있다.
블룸버그는 “여전히 에어포스1처럼 과거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며 “혁신적인 신제품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은행 브라이언가르니에의 세드릭 로시 소비자 분석가는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 폭은 확 늘어났다”며 “하지만 나이키는 과거에 비해 혁신성이 떨어지는 데다 경쟁업체들의 움직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판매 채널 전략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매 파트너를 통한 판매에서 소비자 직접 판매로 너무 빠르게 전환한 것이 패착”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이처럼 상반된 주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전 세계 최고 스포츠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일부 설문조사에서 북미나 중국, 유럽에서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앞지른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나이키가 제품에 대해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어 오히려 아디다스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에 비해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눈에 띄는 신제품 부재와 판매 채널 혼선으로 주식 시장에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CEO 효과’ 톡톡…연이은 전망치 상향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로 10억유로(약 1조5050억원)를 제시했다. 지난 4월만 해도 7억유로를 내세웠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영업이익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올 2분기 아디다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한 58억2000만유로로 집계됐다.블룸버그는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힙합 가수 예(옛 칸예 웨스트)와 협업한 브랜드 이지(Yeezy) 제품을 제외하면 매출이 16% 증가한 것”이라며 “이지 제품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0년 가까이 예와 협업하던 아디다스는 스테디셀러인 이지 브랜드가 타격을 입으면서 악성 재고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재고 처리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9년간 푸마를 이끌던 굴덴 CEO를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아울렛 매장 등을 통해 대규모로 이지 제품을 처분하고 반유대주의·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바 스니커즈에 스웨이드 등 다양한 소재를 접목하고 디자인 변형을 시도해 올해까지 인기몰이를 했다. 이와 함께 희소한 제품을 찾는 젊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한정판 상품을 내놓고 새로운 색상도 추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아디다스의 성장 모멘텀(동력)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 시장에서 아디다스 주가는 올 들어 25% 치솟았다. 아디다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역시 이날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 이후 2.7% 상승했다.
‘1위 타이틀’ 머쓱해진 나이키
이에 비해 나이키는 ‘전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나이키 주가는 33% 급락했다. 나이키의 2024회계연도 4분기(2024년 3~5월) 매출은 126억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줄었다. 시장의 전망치(129억7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었다.앞으로 실전 전망도 어둡다. 나이키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회에서 2025회계연도(2024년 6월~2025년 5월) 매출이 전년에 비해 한 자릿수 중반대 감소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 직후 투자자들은 투매 수준으로 나이키 주식을 내다팔기도 했다. 나이키 주가는 2021년만 해도 17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올 들어선 100달러 밑으로 떨어져 70달러선에서 머물고 있다.
블룸버그는 “여전히 에어포스1처럼 과거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며 “혁신적인 신제품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은행 브라이언가르니에의 세드릭 로시 소비자 분석가는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 폭은 확 늘어났다”며 “하지만 나이키는 과거에 비해 혁신성이 떨어지는 데다 경쟁업체들의 움직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판매 채널 전략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매 파트너를 통한 판매에서 소비자 직접 판매로 너무 빠르게 전환한 것이 패착”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이처럼 상반된 주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전 세계 최고 스포츠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일부 설문조사에서 북미나 중국, 유럽에서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앞지른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나이키가 제품에 대해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어 오히려 아디다스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