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알루미늄 활용'으로 재기한 에이원알폼
아파트 등 건설현장에 필요한 알루미늄 거푸집을 제조하는 에이원알폼은 2020년 9월 코로나19 타격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모든 공사가 중단된 탓에 만들어 놓은 거푸집을 현장에 보낼 수 없게 된 것.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안호중 에이원알폼 대표(사진)는 포기하지 않았다. 임대 방식으로 건설현장에 보냈다가 수거한 거푸집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원가 절감으로 재기를 노린 것이다. 그 알루미늄으로 새로운 잭서포트 제품을 개발했다. 잭서포트는 콘크리트 하중을 받치기 위해 천장과 바닥면 사이에 설치하는 지지대다. 이 회사는 여기에 높이 조절 기술을 접목했다.

안 대표는 “알루미늄 거푸집은 대부분 현장별 맞춤 제작(비규격)이기 때문에 쓰고 나면 버려야 하는데 그걸 압출회사에 팔아 용해로에 녹인 뒤 잭서포트용 알루미늄 원자재 형태로 다시 사오는 것”이라며 “임가공비 정도만 주기 때문에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회생절차를 끝마친 건 2년여가 흐른 2022년 10월. 조기 종결 비결은 팬데믹 이후 공사가 재개되면서 맞춤형 알루미늄 거푸집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원가 절감,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었다. 에이원알폼의 지난해 매출은 372억원으로 2021년(200억원)보다 86% 늘었다.

회생 절차에서 벗어났지만 그 이력 때문에 금융권 대출을 받기는 어려웠다. 더 좋은 제품 개발을 위해선 자금이 필요했고 올해 1월 기술보증기금의 재기지원보증 신규보증을 받았다. 기보의 이 제도는 기존 채무를 최대 75%(사업화 가능성이 높을 경우 최대 90%) 감면해주면서 사업 영위를 위해 신규 보증도 해준다.

안 대표는 “기보의 신규보증 5억원으로 신제품 개발에 지속 투자할 수 있었다”며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는 대형 포세린 타일로 사업군을 더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