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감당 안돼"…로봇 쓰는 외식업체 급증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hc 서울 성동구 금호점에 이달 초 새 직원이 출근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bhc가 LG전자 사내벤처와 협업해 개발·제작한 튀김 로봇 ‘튀봇’(사진)이다. 튀봇이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튀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분30초.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이 매장은 점심·저녁 시간대 치킨 주문이 쉴 새 없이 밀려드는데 튀봇 덕분에 주문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bhc는 “지난달 대구경대북문점에 이어 이달 금호점 등 네 개 점포에 튀봇을 추가 도입해 총 여섯 곳에서 튀김 로봇을 활용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치킨·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로봇을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해 로봇의 역할도 상자를 옮기거나 시간에 맞춰 음식을 꺼내는 단순 작업을 넘어 최적의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드는 영역으로까지 진화했다.

한화푸드테크가 운영하는 서울 한남동 양식집 파스타엑스의 직원은 단 두 명이다. 조리 로봇 업체인 크레오코리아의 로봇 ‘에이트키친’ 네 대가 파스타 면을 볶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5성급 호텔 안다즈서울강남은 지난해 호텔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셰프 로봇을 도입했다. 안다즈서울강남 관계자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나는 마야르 반응(고기가 익을 때 갈색으로 변하며 풍미가 좋아지는 화학 반응)과 육즙 보존 요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출신 셰프가 조리한 스테이크 맛을 구현해낸다”고 설명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인 메가MGC커피는 지난 4월부터 서울 화양동 건대스타점에서 두산로보틱스와 협업해 맞춤 제작한 바리스타 로봇을 시범 운영 중이다. 숙련된 직원과 비슷한 속도로 한 시간에 아메리카노 80잔을 만든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불경기가 겹쳐 예전처럼 아르바이트생 인원을 유지하기 어렵고 구인난도 심해 직원 대신 로봇을 쓰는 식당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