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 부추기는 알고리즘…사이버레커엔 해명도 '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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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지배사회
(8) 더 자극적으로…조회수 전쟁
"거짓이면 어떠하리?
클릭수 높으면 장땡!"
누구보다 빠르고 강렬하게
구제역·전국진 '쯔양 협박 해명'
탈덕수용소 '장원영 악성 비방'
폭로·해명 반복해 조회수 장사
동의·확인 없는 2차 가해 확산
(8) 더 자극적으로…조회수 전쟁
"거짓이면 어떠하리?
클릭수 높으면 장땡!"
누구보다 빠르고 강렬하게
구제역·전국진 '쯔양 협박 해명'
탈덕수용소 '장원영 악성 비방'
폭로·해명 반복해 조회수 장사
동의·확인 없는 2차 가해 확산
구독자가 천만 명이 넘는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이 최근 전 남자친구이자 전 소속사 대표에게 수년간 착취와 폭행 등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전 남자친구가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유흥업소에서 강제로 일한 적이 있고 방송 수익도 빼앗겼다는 주장이다. 쯔양은 이른바 ‘사이버 레커’들이 이를 약점 잡아 돈을 요구하고 폭로전이 이어지자 이 같은 과거를 직접 고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레커는 교통사고 현장에 앞다퉈 몰려드는 견인차(레커)처럼, 논란이 되는 이슈가 생겼을 때 재빨리 이에 관한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해 수익을 얻는 유튜버를 일컫는 신조어다.
사이버 레커가 갈수록 몸집을 키우고 이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배경엔 알고리즘이 있다. 유튜브 등 플랫폼은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주요 목표로 알려졌다. <유튜브, 제국의 탄생>의 저자 마크 버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유튜브에 머무르는 시간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며 “이용자의 전체 시청 시간 중 70% 이상이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화제가 되는 이슈와 관련된 영상을 추천 목록에 띄우는 알고리즘 구조가 사이버 레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을 빠르게 올려 이슈를 선점할수록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사이버 레커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가짜뉴스 영상을 앞다퉈 제작하는 이유다.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일탈 행위나 정치인에 관한 자극적인 루머는 이들의 단골 주제다.
지난 2월 한국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에서 ‘사이버 레커가 사회적 문제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2%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이버 레커가 유명인의 자살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응답자의 93.2%가 동의했다.
1인 크리에이터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크리에이터 상위 1%의 연간 수입은 평균 8억48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전체 연평균 수입은 290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하위 50%는 1년에 약 30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이 크리에이터에게 분배하는 광고 수익 비중은 높지 않다. 유튜브는 채널 구독자 1000명, 연간 콘텐츠 시청 4000시간 이상 등 기준을 충족한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광고 수익을 분배한다. 그마저도 수수료 45%를 떼간다. 콘텐츠 제작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크리에이터가 실제로 손에 쥐는 수익은 많지 않다. 조회수가 수백만 회에 이르는 영상을 수십 개 갖고 있는 소수의 크리에이터만 이른바 ‘억대 연봉’이 가능한 구조다.
대다수 크리에이터는 구독자를 늘려 협찬과 공동구매 등 방식으로 외부에서 수익을 낸다.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수익 중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배분받는 비중은 7%에 불과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광고 수익(70%)이다. 구독자 117만 명을 둔 7년차 운동 유튜버 ‘제이제이살롱드핏’은 얼마 전 영상을 통해 본인의 유튜브 수입을 공개했다. 조회수에 따른 월 수익은 370만~420만원이었다. 그는 “구독자 100만 명이 넘으면 한 달에 1억원 벌지 않냐고들 하지만 모든 채널이 그렇지는 않다”며 “주요 수입원은 외부 협찬 광고”라고 밝혔다.
제작비는 적은데 구독자 유입과 광고 효과가 높아 가성비 좋은 ‘쇼츠’가 유행하는 건 이 같은 흐름에서다. 수십 분에 달하는 기존 영상을 1~2분 내외 분량으로 조각 편집하거나, 아예 쇼츠용 영상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도 등장했다. 크리에이터 전문 스타트업 콜랩아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시청자 10명 중 7명이 쇼츠로 채널에 유입됐고, 전체 조회수의 88%가 쇼츠에서 발생한 것으로 측정됐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빠르고 자극적이어야 살아남아
사이버 레커와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비롯해 연예인들에 대한 악의적 루머가 담긴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 ‘탈덕수용소’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밀양 성폭행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나락보관소’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영상을 올려 사적 제재 등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사이버 레커가 갈수록 몸집을 키우고 이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배경엔 알고리즘이 있다. 유튜브 등 플랫폼은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주요 목표로 알려졌다. <유튜브, 제국의 탄생>의 저자 마크 버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유튜브에 머무르는 시간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며 “이용자의 전체 시청 시간 중 70% 이상이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화제가 되는 이슈와 관련된 영상을 추천 목록에 띄우는 알고리즘 구조가 사이버 레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을 빠르게 올려 이슈를 선점할수록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사이버 레커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가짜뉴스 영상을 앞다퉈 제작하는 이유다.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일탈 행위나 정치인에 관한 자극적인 루머는 이들의 단골 주제다.
지난 2월 한국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에서 ‘사이버 레커가 사회적 문제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2%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이버 레커가 유명인의 자살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응답자의 93.2%가 동의했다.
○크리에이터 수입 천차만별
사이버 레커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유튜브 등 플랫폼에 넘쳐 나는 건 ‘크리에이터 경제’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크리에이터 경제는 많은 구독자나 팔로어를 거느린 개인 창작자가 자신의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는 산업이다.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에서 따르면 이 분야 산업 매출은 총 4조1254억원, 종사자는 3만537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1인 크리에이터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크리에이터 상위 1%의 연간 수입은 평균 8억48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전체 연평균 수입은 290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하위 50%는 1년에 약 30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이 크리에이터에게 분배하는 광고 수익 비중은 높지 않다. 유튜브는 채널 구독자 1000명, 연간 콘텐츠 시청 4000시간 이상 등 기준을 충족한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광고 수익을 분배한다. 그마저도 수수료 45%를 떼간다. 콘텐츠 제작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크리에이터가 실제로 손에 쥐는 수익은 많지 않다. 조회수가 수백만 회에 이르는 영상을 수십 개 갖고 있는 소수의 크리에이터만 이른바 ‘억대 연봉’이 가능한 구조다.
대다수 크리에이터는 구독자를 늘려 협찬과 공동구매 등 방식으로 외부에서 수익을 낸다.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수익 중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배분받는 비중은 7%에 불과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광고 수익(70%)이다. 구독자 117만 명을 둔 7년차 운동 유튜버 ‘제이제이살롱드핏’은 얼마 전 영상을 통해 본인의 유튜브 수입을 공개했다. 조회수에 따른 월 수익은 370만~420만원이었다. 그는 “구독자 100만 명이 넘으면 한 달에 1억원 벌지 않냐고들 하지만 모든 채널이 그렇지는 않다”며 “주요 수입원은 외부 협찬 광고”라고 밝혔다.
제작비는 적은데 구독자 유입과 광고 효과가 높아 가성비 좋은 ‘쇼츠’가 유행하는 건 이 같은 흐름에서다. 수십 분에 달하는 기존 영상을 1~2분 내외 분량으로 조각 편집하거나, 아예 쇼츠용 영상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도 등장했다. 크리에이터 전문 스타트업 콜랩아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시청자 10명 중 7명이 쇼츠로 채널에 유입됐고, 전체 조회수의 88%가 쇼츠에서 발생한 것으로 측정됐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