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이틀째 열린 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대의원들이 연사들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이틀째 열린 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대의원들이 연사들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상승세를 타면서 상·하원까지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 물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회 권력을 등에 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미국 대선 분석 사이트인 레이스투화이트하우스·리얼클리어폴리틱스 등을 분석한 결과 공화당이 올해 같은 날(11월 5일) 치르는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확률은 지난해 9월 8.7%에서 16일(현지시간) 약 두 배인 16.8%로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모두 승리할 확률은 9.8%에서 4.3%로 내려갔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예측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은 56%로 집계됐다.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승리할 확률은 각각 78%, 61%로 나타났다. 상원은 100개 의석 중 34석이 교체 대상이다. 하원은 435개 전 지역구에서 선거를 치른다. 상원 임기는 6년, 하원은 2년이다. 대선과 상·하원 선거가 같이 치러질 경우 대통령 지지율이 의회 의석수를 이끄는 ‘코트테일(옷자락)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화당은 오는 11월 상원 선거에서 다수당 탈환을 노린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 47석, 공화당 49석, 무소속 4석으로 구성돼 있다.

하원은 지역구가 총 435개인 만큼 각 지역의 승리 가능성을 합산해 예상 의석수를 계산하기 힘든 구조다. 다만 하원 선거는 전국 선거 성향이 짙은 만큼 대선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정치 양극화 현상이 심해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공화당이 하원까지 가져갈 확률이 크다”고 내다봤다.

공화당이 대선에 승리하고 상·하원까지 장악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바이든 정책 뒤집기’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지원한 탈탄소·청정에너지 산업보다 화석연료 산업에 더욱 무게를 싣겠다는 입장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