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우산을 쓴 시민들이 폭우 속에 서울의 한 차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우산을 쓴 시민들이 폭우 속에 서울의 한 차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새벽 수도권과 충북 북부 지역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19일까지 이어지며 시간당 70㎜의 집중호우를 뿌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 시작 이후 처음으로 경기 북부 등 수도권에 호우 긴급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수도권 전철 1호선이 한때 멈추는 등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4시24분께 경기 파주시 장단면을 시작으로 오전 10시45분 가평군까지 경기도에만 54차례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은 14차례, 인천에는 3차례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하천 주변 출입을 삼가달라”는 문자가 전송됐다.

호우로 인한 긴급재난문자는 기상청이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일 때,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일 경우 발송한다.

오전 7~8시를 전후해 경기 북부 곳곳에 ‘극한 호우’가 내렸다. 오전 6시께 파주 판문점에는 시간당 91㎜의 비가 내렸고, 오전 7시께에는 의정부 신곡 103.5㎜, 파주 101.1㎜ 등 양동이로 물을 들이붓는 수준의 비가 쏟아졌다. 오전 8시45분에는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성북구에선 한때 시간당 84㎜의 폭우가 내렸다.

출근길 폭우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오전 8시부터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구간에서, 오전 8시30분부터는 망월사역~의정부역 구간의 전철이 멈췄다. 오전 8시50분이 돼서야 전동차 운행이 재개됐다.

이날 비도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 치고 빠지는 양상을 보였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중부지방에 머무른 장마전선이 동서 방향으로 길고 남북 방향으로 좁게 압축돼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호우를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18일 아침 사이 강한 장맛비가 다시 내리고 지역에 따라 19일까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18일 아침 수도권에는 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내리고, 경기 북부에는 1시간에 72㎜가 넘는 극한 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 내륙·산지에는 시간당 30~60㎜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19일 이후에도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은 장마 기간이 길어 이번 호우가 최대 고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장마가 끝나도 언제든 더 많은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최소 24일까지 장마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훈/최해련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