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와 강남구 청담삼익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서울시의 중재에 힘입어 하반기 일반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청담삼익·잠실진주·대조1구역도 공사비 갈등 해결
서울시는 잠실진주와 청담삼익, 은평구 대조1구역 등 3곳의 사업장에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공사비 분쟁과 관련한 합의를 이끌었다고 17일 밝혔다.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는 정비사업 분쟁 발생 사업장에 시·구·갈등 당사자와 협의체를 구성해 조정안을 제시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도시행정·도시정비·법률·세무·회계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코디네이터는 해당 3개 사업장을 포함해 강서구 방화6구역, 강북구 미아3구역, 은평구 안암2구역 총 6곳에 파견돼 있다.

잠실진주 재건축은 시공자가 설계 변경, 마감재 상향, 물가 상승, 금융비용 등 사유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난항을 겪었다. 서울시 코디네이터와 시·구·조합·시공자가 참여한 6차 중재 회의를 거쳐 공사비 증액 합의안이 마련됐다. 지난 16일 조합총회에서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과 공사비를 3.3㎡당 666만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시공사가 당초 요구한 금액은 3.3㎡당 889만원이다. 하반기 일반 분양 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은 “코디네이터의 적극적인 중재로 공사기간 조정, 지연이자 절감 같은 조합원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돼 총회에서 안건이 가결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청담삼익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갈등에 시공사가 공사 중지를 예고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중재 회의를 통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조정한 합의서가 도출됐다. 다음달 총회 의결을 거쳐 일반 분양 절차에 들어간다.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은 조합 내부 갈등과 공사비 미지급에 지난 1월 공사가 중단되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총회에서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성동구 행당7구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공사비 검증 시범사업을 통해 갈등을 해결한 사례다. SH공사는 자재비 등 객관적인 산출 방안을 제안해 양측이 수용하도록 했다. 공사비는 당초 3.3㎡당 543만원에서 618만원으로 조정됐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최근 급격한 건설공사비지수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공사비 증액, 공사 중단 같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상시 모니터링과 현장 조사를 통해 원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조합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 조정·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