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엄마 감사합니다"…주식 수익률 1등은 '영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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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위 '영유아' 2위는 10대 청소년
"안전하게 고르다보니 테슬라·엔비디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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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면 자녀들 계좌 수익률이 가장 높아요."

주부 이모 씨는 올해 5세·2세 자녀 둘을 위해 지난달 테슬라·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주식을 수백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의 수익률이 50%로 가장 높다고 한다. 매수 당시 170달러였던 테슬라는 현재 250달러로 뛰었다. 그는 "국내 주식 손실 난거 빼서 해외 주식 사니 금방 플러스(+)됐다"며 "조금 더 일찍 해외주식을 사줄 걸 그랬다"고 말했다.

"안전하게 장투...고르다보니 테슬라·엔비디아"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10대 미만 영유아 투자자로 나타났다. 직접 투자하기보다 부모가 대신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사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익률 꼴찌는 60대로 집계됐다.
[마켓PRO] "엄마 감사합니다"…주식 수익률 1등은 '영유아'
18일 KB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익률 1위는 10대 미만 영유아 투자자였다. 이들은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수익률 2.77%로 가장 높았다. 수익률 2위는 10대(1.25%), 3위는 20대(0.61%), 4위는 30대(0.33%) 순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수익이 더 많았다. 수익률이 제일 낮은 연령은 60대 이상으로 이들은 올 상반기 주식률은 -0.94%를 기록했다.

수익률 희비를 가른 것은 주식의 국적이다. 수익률 1, 2위를 기록한 영유아와 10대 청소년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테슬라'가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매출 비중이 낮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성장세가 부각되면서 올해 주가가 뛰었다. 지난 4월 138달러 저점 대비 현재 80%까지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피격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트럼프 수혜주'로 여겨지고 있다.

[마켓PRO] "엄마 감사합니다"…주식 수익률 1등은 '영유아'
자녀 세뱃돈을 모아 해외 주식에 투자한 한 30대 투자자는 "주변에서 해외주식을 많이 추천해 사게 됐다"며 "국내 주식은 물린 기억이 많아 아이들 주식은 미장(미국 증시)에서 골랐다"고 말했다. 주가가 떨어져도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 상승 여력이 높은 미국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대학 졸업 후 자립시 목돈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영유아 순매수 2위 종목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올해 미국을 비롯해 해외 각국 증시 랠리를 이끈 대표 반도체주다. 올 초 48달러에서 126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한 달 사이 주가는 3%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에 장기 투자 종목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영유아 순매수 3위는 네이버다. 네이버는 올 초 국내 대표 AI 수혜주로 언급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주가는 상반기 23% 하락했다. 대부분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2차전지주에 물린 60대..."팔수도 없고 속상하네"

수익률 최하위권인 60대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았다. 해외 주식 열풍으로 엔비디아가 순매수 1위에 올랐으나 엔켐(2위)과 삼성SDI(3위) 등 국내 주식 비중이 10대보다 높았다. 60대 다음으로 수익률이 낮은 50대(-0.78%) 역시 올 상반기 네이버(1위), 엔비디아(2위), POSCO홀딩스(3위) 순으로 순매수했다.

60대와 50대는 2차 전지 관련 종목이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와 POSCO홀딩스는 전방 산업인 전기차 업황 둔화로 올해 20% 이상 약세를 나타냈다. 엔켐의 경우 올 초 8만원에서 지난 4월 39만원대까지 폭등했으나 현재 고점 대비 53% 하락했다. 엔켐은 2차전지용 전해액 전문기업으로 '제2의 에코프로'로 주목 받으며 주가 변동폭이 컸다.

노년층의 경우 단기간 수익을 내기 위해 주가 등락폭이 큰 종목을 매수하면서 수익률이 고꾸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POSCO홀딩스의 경우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며 지난해 초 20만원대에서 7월 장중 76만원까지 치솟았었다. '국민주'로 부상했으나 올 들어 내림세다.

한 60대 주식 투자자는 "나는 성격이 급하다"며 "5년, 10년 씩 오랜 기간 투자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