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되는 SK이노-SK E&S…'안정 속 성장' 방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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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독립기업 형태로 추진…LNG 밸류체인 감안시 독립경영 불가피
에너지 밸류체인 수익성 극대화 기대…신사업 비즈니스 모델 모색
자산 106조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될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인 사내독립기업(CIC) 방식의 합병으로 '안정 속 성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합병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기존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CIC 형태로 추진된다.
CIC 방식은 양사의 기존 사업은 물론 조직과 인력 구성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의 결합으로, 앞서 2015년 SK㈜와 SK C&C도 CIC 방식으로 합병했다.
양사의 합병 추진 소식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SK E&S의 일부 자회사를 SK이노베이션 자회사와 합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SK그룹은 특정 사업부 쪼개기 없이 두 기업을 수평 합병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 SK E&S는 천연가스 등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해 온 만큼 합병 후에도 독립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사 합병에 따른 구성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특히 SK E&S의 경우 민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한 만큼 합병 후 사업구조 개편 시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SK E&S는 1999년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LNG 발전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LNG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북미 우드포드 가스전 지분인수, 호주 바로사 가스전 투자 등을 통해 해외 천연가스 생산(업스트림)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미국 프리포트 LNG 액화설비 사용계약 및 LNG 수송선 확보, 보령 LNG터미널 운영 등 천연가스 운송·저장·송출 인프라를 확보(미드스트림)했다.
또 국내 총 4천785㎿(메가와트) 규모의 LNG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해 공급(다운스트림)하는 사업까지 구축했다.
이렇게 구축한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버팀목 역할을 하며 2022년 1조7천111억원, 2023년 1조3천317억원 등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SK E&S의 경우 민간기업 최초로 완성한 LNG 밸류체인을 차별적인 경쟁력으로 보유해 온 만큼 특정 자회사를 떼어내는 등 합병 이후 무리한 조직 개편 시 기존 사업의 경쟁력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 E&S는 향후 독립적 형태의 CIC 경영을 통해 기존 LNG 밸류체인의 경쟁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역량과 연계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LNG 등 기존 주력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활용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수소와 에너지 설루션 등 신사업은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특히 거대 에너지 기업의 탄생으로 석유에서 LNG,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수소까지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최근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는 트렌드와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어스온의 해외 가스전 등 자원 탐사·개발 역량을 활용해 SK E&S의 LNG 원료 확보 경쟁력을 높이거나, SK이노베이션 사업장에 필요한 LNG 또는 신재생에너지 수요를 SK E&S가 공급할 수 있다.
국내외 고갈 가스전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사업도 '규모의 경제'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미래 먹거리 사업 협력도 기대된다.
SK E&S가 추진 중인 에너지 설루션 사업에서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활용해 그리드 ESS 사업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다.
SK에너지가 보유한 국내 화물차 휴게소 등 주요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수소 사업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날 합병 의결 이후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합병으로 현재와 미래 에너지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춰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수익성과 성장성 강화를 기반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해 구성원 성장의 기회도 확대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SK온 등 3사 합병 소식도 알리며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한 회사의 대응 원칙은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생존과 지속가능성, 구성원의 성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추형욱 SK E&S 사장도 이날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갖고 CIC 형태의 합병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며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역량을 활용해 SK E&S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며 구성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오는 18일 오전 박 사장과 추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합병의 목적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에너지 밸류체인 수익성 극대화 기대…신사업 비즈니스 모델 모색
자산 106조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될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인 사내독립기업(CIC) 방식의 합병으로 '안정 속 성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합병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기존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CIC 형태로 추진된다.
CIC 방식은 양사의 기존 사업은 물론 조직과 인력 구성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의 결합으로, 앞서 2015년 SK㈜와 SK C&C도 CIC 방식으로 합병했다.
양사의 합병 추진 소식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SK E&S의 일부 자회사를 SK이노베이션 자회사와 합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SK그룹은 특정 사업부 쪼개기 없이 두 기업을 수평 합병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 SK E&S는 천연가스 등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해 온 만큼 합병 후에도 독립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사 합병에 따른 구성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특히 SK E&S의 경우 민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한 만큼 합병 후 사업구조 개편 시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SK E&S는 1999년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LNG 발전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LNG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북미 우드포드 가스전 지분인수, 호주 바로사 가스전 투자 등을 통해 해외 천연가스 생산(업스트림)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미국 프리포트 LNG 액화설비 사용계약 및 LNG 수송선 확보, 보령 LNG터미널 운영 등 천연가스 운송·저장·송출 인프라를 확보(미드스트림)했다.
또 국내 총 4천785㎿(메가와트) 규모의 LNG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해 공급(다운스트림)하는 사업까지 구축했다.
이렇게 구축한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버팀목 역할을 하며 2022년 1조7천111억원, 2023년 1조3천317억원 등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SK E&S의 경우 민간기업 최초로 완성한 LNG 밸류체인을 차별적인 경쟁력으로 보유해 온 만큼 특정 자회사를 떼어내는 등 합병 이후 무리한 조직 개편 시 기존 사업의 경쟁력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 E&S는 향후 독립적 형태의 CIC 경영을 통해 기존 LNG 밸류체인의 경쟁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역량과 연계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LNG 등 기존 주력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활용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수소와 에너지 설루션 등 신사업은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특히 거대 에너지 기업의 탄생으로 석유에서 LNG,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수소까지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최근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는 트렌드와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어스온의 해외 가스전 등 자원 탐사·개발 역량을 활용해 SK E&S의 LNG 원료 확보 경쟁력을 높이거나, SK이노베이션 사업장에 필요한 LNG 또는 신재생에너지 수요를 SK E&S가 공급할 수 있다.
국내외 고갈 가스전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사업도 '규모의 경제'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미래 먹거리 사업 협력도 기대된다.
SK E&S가 추진 중인 에너지 설루션 사업에서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활용해 그리드 ESS 사업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다.
SK에너지가 보유한 국내 화물차 휴게소 등 주요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수소 사업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날 합병 의결 이후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합병으로 현재와 미래 에너지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춰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수익성과 성장성 강화를 기반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해 구성원 성장의 기회도 확대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SK온 등 3사 합병 소식도 알리며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한 회사의 대응 원칙은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생존과 지속가능성, 구성원의 성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추형욱 SK E&S 사장도 이날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갖고 CIC 형태의 합병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며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역량을 활용해 SK E&S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며 구성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오는 18일 오전 박 사장과 추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합병의 목적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