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부의 ‘탈원전’ 기조를 폐기하고 원전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원전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년8개월간 원전 설비 수출 계약은 총 105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4조86억원이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 5년(2017~2021년) 동안 계약한 금액(6000억원)의 6배가 넘는다.

원전 수출은 완연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22년 8월 이집트 엘다바 원전 기자재·터빈 시공 계약(3조원)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10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 제거 설비 건설 사업(2600억원)을 수주했다. 이 외에도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설계를 비롯해 기자재, 운영·서비스 등 분야에서 7500억원어치 수주를 따냈다.

국내 원전 건설 사업도 다시 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2022년 7월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을 통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두산에너빌리티와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신한울 3, 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2032~2033년 11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원전이 건설되는 10년간 고용 효과(누적 기준)는 722만 명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허가 만료 원전 10기에 대해 계속운전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의 국내 원전 관련 발주액은 2022년 2조4000억원에서 올해 3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앞으로 원전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8년까지 신규 원자력발전소 3기와 SMR 1기를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정부 계획대로 원전이 지어지면 전력 발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7%에서 2038년 35.6%로 확대된다. 원전이 화력발전을 누르고 국내 최대 발전원이 되는 것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